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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지출 5년새 8.5% 급증…재정만능주의, 미래세대엔 '폭탄'

[동굴의 우상서 벗어나라]
<3>쏟아지는 헬리콥터 현금복지 (上) 달콤한 확장재정의 함정
기초연금·국민취업지원제 등 줄이기 힘든 경직성예산 늘어
지출확대에 적자국채 불가피…부정수급 등 새는 돈도 많아
저성장·고령화 대비해 지출 효율화로 재정여력 확보해야

  • 한재영,박형윤 기자
  • 2019-08-18 17: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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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지출 5년새 8.5% 급증…재정만능주의, 미래세대엔 '폭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선심성 예산과 재정 만능주의로 나라 곳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막바지 편성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정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지출 구조조정과 현미경 심사를 외쳤지만, 여권을 중심으로 한 확장재정 등쌀에 말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둔화로 세입 전망이 어느 때보다 어두운 와중에 강행되는 가파른 지출 확대는 적자국채 발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빚 부담은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돌아간다.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격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재정을 경기 대응과 복지정책의 ‘만능키’로 생각하는 외골수적 시각에서 벗어나 저성장과 고령화 시대에 대비하며 기존 지출을 효율화해 재정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0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실무작업을 마무리하고 당정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증가율을 8%대 후반으로 잡아 510조원 중반대로 편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510조원대에서) 최종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크게 움직일 폭은 없다”고 말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3%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어 최대 517조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지난 2017년 예산 400조원을 넘어선 후 3년 만에 500조원을 돌파하는 것이다. 한 해 예산이 300조원(2011년)에서 400조원(2017년)을 넘는 데 6년이 걸렸는데, 현 정부 들어 기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 세입 전망과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해 올해(9.5%)보다는 증가 속도를 낮췄다고 하나 여당의 확장재정 주문 압박에 밀려 실제로는 510조원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예산당국인 기재부 관료조차 “예산이 불어나는 속도가 솔직히 무서울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급기야 13일 당정협의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무려 12.9% 많은 530조원 규모로 편성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문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는 물론 정부 내부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지출 증가 속도뿐 아니라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예산(의무지출) 비중이 커져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직성 예산은 선심성으로 이뤄지는 현금복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기재부에 따르면 의무지출 규모는 올해 239조3,000억원으로 전체 총지출 469조6,000억원(본예산 기준)의 절반이 넘는 51%를 차지한다. 2010년 44.2%였던 데서 9년 만에 7%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최근 5년간 총지출 증가율이 5.8%였던 데 비해 의무지출 증가율은 8.5%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특히 고용노동부 등은 의무지출 비중이 큰 보건·복지·고용 예산을 내년에 올해보다 12.9% 늘어난 181조7,000억원 규모로 편성해달라고 기재부에 요구했다. 이미 161조원으로 올해 11.3% 급증한 것보다 증가율을 더 크게 책정했다. 기초생활보장·기초연금확대 등 문재인 정부 들어 확대된 복지정책에 한국형 실업부조(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까지 더해지면서 예산 요구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될 예정이었던 일자리안정자금도 2018년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편성된다. 일자리안정자금 사업은 2018년 2조4,444억원이 집행됐고, 올해 2조8,188억원이 편성돼 있다. 내년에도 2조5,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달라는 소관부처의 요구가 있었다.

정부 여당이 이처럼 경기침체 둔화와 사회·복지 서비스 강화를 위해 확장재정을 외골수처럼 파고들고 있지만 전문가의 생각은 다르다. 나라 곳간은 곳간대로 털면서 정작 효과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김상헌 서울대 교수는 “복지 지출은 경기 증진에 영향이 없고 정치적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며 “지금처럼 구조적 불황이 오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재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효과 없이 나가는 돈뿐 아니라 줄줄 새는 나랏돈도 적지 않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5월까지 환수된 보조금 부정수급액은 940억원에 이르고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황성현 인천대 교수는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과거 개발시대 때부터 관행적으로 해온 직접적인 산업 지원 같은 지출을 줄이고 시장에 맡길 필요가 있다”면서 “재정준칙이 별도로 없다고 해도 관리재정수지 적자 3%는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한재영기자 박형윤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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