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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INSIDE] 인연일까 악연일까… 아시아나항공 놓고 다시 시작된 '朴의 대결'

박삼구·박현주, 센터원 시공·대우건설 인수 FI로 돈독한 관계
'풋백옵션' 약속 못지켜 결국 미래에셋이 손실 떠안아
2015년 금호산업 매각 놓고 '공수' 대결… 위치 뒤바꾼채 재대결

  • 김상훈 기자
  • 2019-09-24 17: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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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INSIDE] 인연일까 악연일까… 아시아나항공 놓고 다시 시작된 '朴의 대결'

인연일까 악연일까.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인수 후보군이 4곳으로 좁혀진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294870)-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면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에셋은 대우건설 인수 등 금호그룹이 덩치를 키울 때 든든한 우군 역할을 했지만 ‘승자의 저주’로 막대한 투자금을 날려야 했다. 이후 박삼구 회장이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그룹을 재건할 당시엔 매각 가격을 놓고 다투던 채권단을 박현주 회장이 이끌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다시 벌어진 ‘박의 대결’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006800)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자기자본 투자(PI·Principal Investment)를 통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I란 증권사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기업의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할 때 자기자본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경영권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적극적인 투자전략의 하나다. 통상 증권사의 경우 메자닌(Mezzanine) 투자의 경우 기관투자자 등에게 재판매(sell-down)를 통해 대주단을 꾸려 위험도를 줄인다. 미래에셋의 이번 아시아나인수전 참여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5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흥망성쇠의 역사엔 항상 박현주 회장이 중심에 있었다. 둘의 인연은 광주제일고 동문으로 시작됐다. 2006년 미래에셋프라이빗에쿼티(PE)가 재무적 투자자(FI)로 5,000억원을 투입해 박삼구 회장의 6조원 규모의 대우건설 인수를 도왔을 당시만 해도 둘의 사이는 더없이 끈끈했다. 2008년에도 대한통운(4조1,000억원) 인수 당시엔 1조6,500억원을 투입했던 대우건설의 의사결정을 통해 관여하기도 했다.

둘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미래에셋그룹의 통합사옥인 센터원 빌딩이다. 당시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위권 밖이었던 금호산업이 사업비 1조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2007년엔 10대 건설사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둘 사이에 틈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금호그룹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면서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당시 FI에게 주가가 3만2,500원을 밑돌 경우 주식을 되사주는 이른바 ‘풋백옵션(Put-back Option)’ 약속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주가 급락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까지 겹치게 되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고, 이는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로까지 번지게 된다. 결국 워크아웃에 접어들었고 채권단을 이끌던 미래에셋은 2010년 출자전환을 통해 금호산업의 지분 11.69%를 확보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도 막대한 투자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둘의 인연이 악연으로 뒤바뀌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2015년에 벌어졌다. 당시는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 인수에 나섰던 때다. 박현주 회장은 금호산업의 단일 최대주주인 미래에셋3호유한회사를 통해 매각에 나섰다. 단독 응찰에 나섰던 호반건설이 6,007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써내 매각이 무산됐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과의 수의계약으로 매각이 진행된다. 과거 입었던 막대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가격을 1조213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박삼구 회장은 6,503억원이 적정가격이라며 맞섰고, 결국 협상을 거듭한 끝에 낙찰 가격은 7,228억원으로 결정됐다.

협상 과정에서 둘의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만큼 악화했다. 당시 박삼구 회장은 광주경영자총협회 성명을 빌려 “채권단의 과욕이 이번 금호산업의 매각 자체를 무산시키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며 “채권단이 재기에 나서려는 향토 기업의 발판을 뒤흔드는 것을 보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공수(攻守)만 뒤바뀌었을 뿐 2015년 벌어졌던 ‘박의 대결’이 재현되게 된다. 과거 둘 사이의 악연이 거래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호그룹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 입장에서는 사옥 빌딩 공사에 대우건설 인수 자금까지 대줬는데 결론적으로 막대한 손실만 떠안은 셈이 된 것”이라며 “둘의 관계에 따라 거래의 향방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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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8 (장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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