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시세
금융·정책 속보

인위적 부양 아니라지만...文, 꺼리던 '건설·SOC' 콕 집어 강조

[文 경기부양 칼 뽑았다]
성장률 방어위한 건설투자 확대 필요성 우회 시사
"이월·불용예산 최대한 없게" 확장재정 재차 강조
고용엔 낙관적..."위기의식 여전히 부족" 지적도

  • 윤홍우 기자
  • 2019-10-17 17:37:26
  • 프린트하기
  • 이메일보내기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인위적 부양 아니라지만...文, 꺼리던 '건설·SOC' 콕 집어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예정에 없던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은 성장률 전망치가 뚝뚝 떨어지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정권 차원의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치를 2.0%까지 낮춘 가운데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은 잇달아 1%대 후반까지 하향 조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인 지난 2017년 성장률 3.2%(전년 대비)라는 ‘깜짝 성적’을 냈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는 2%대 사수가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기반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이 같은 흐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제위기’ 상황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경제와 민생에 힘을 모을 때”라며 “무엇보다 민간 활력이 높아져야 경제가 힘을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수차례에 걸쳐 ‘민간 활력’을 강조한 가운데 주목되는 점은 ‘건설 투자’를 콕 집어 거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 투자의 역할도 크다”며 “필요한 건설 투자는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주거공급을 최대한 앞당기고 교통난 해소를 위한 광역교통망을 조기에 착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복지·문화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충분히 쏟을 계획임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그간 인위적 경기 부양을 철저히 지양했던 문 대통령이 ‘건설 투자’를 거론한 것 자체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최근 경기를 좌우한 두 가지 요소로 반도체와 건설을 꼽았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13일 건설 투자의 성장 기여도와 관련해 “1% 이상을 기여하다가 (최근 2년 동안) 0.7~0.8% 정도를 깎아 먹으니까 이 충격이 굉장히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경기 부양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장률 방어를 위해 건설 투자를 어느 정도는 늘려야 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미 내년 SOC 예산을 올해보다 12.9% 늘어난 22조3,000억원으로 배정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문 대통령의 건설 투자 발언이 내년 총선까지 내다본 사실상의 경기부양 의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인위적 부양 아니라지만...文, 꺼리던 '건설·SOC' 콕 집어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경제장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확장재정을 통해 경기의 급속한 위축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보강하고 경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확장 기조로 편성된 내년 예산안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구하면서 올해 본 예산과 추가경정 예산을 철저히 관리해 이월하거나 불용하는 예산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최근 고용 흐름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 인식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정책 일관성을 지키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제조업 구조조정,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용개선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같은 달 기준으로 두 달 연속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이 1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용직 근로자 수가 계속해서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고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와 함께 실업급여 수혜자와 수혜 금액이 늘어나는 등 고용 안정망도 훨씬 튼튼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가 24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고용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이날 40대와 제조업의 고용 감소를 가장 ‘아픈 부분’으로 지적하며 대책을 주문하기는 했으나 정부는 이들의 일자리 증가를 위한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을 위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해 주 52시간제 위반 시 처벌을 6개월 이상 유예하고 연장근로한도인 12시간 넘게 일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늘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토론도 이뤄진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아직 디플레이션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취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홍우·한재영기자 seoulbir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