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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실적쇼크·자금 압박…현산 '아시아나' 내려놓나

■'아시아나 인수' 기로에 선 현산
"기업결합승인 지연에 유증 연기"
현산, 외부요인 영향이라 했지만
"최악 치닫는 재무구조 탓" 무게
라임투자 등 우발채무도 부담
産銀에 자금회수 연장 요구 고심
인수 철회 할 가능성 배제 못해

  • 박시진 기자
  • 2020-04-01 17: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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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실적쇼크·자금 압박…현산 '아시아나' 내려놓나

HDC현대산업개발(294870)아시아나항공(020560) 유상증자 일정을 연기했다. HDC(012630)현대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결합승인 절차가 늦어져 인수 작업이 연장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철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본 여행 불매에 이어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하락했을 뿐 아니라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돈(운영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과거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포기처럼 현시점에서 인수를 접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1조4,700억원의 유상증자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아시아나항공은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을 오는 7일에서 계약서상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부터 10일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한 날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조건충족은 물론 당사자 간 합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일정 변경은 겉으로는 중국의 기업결합승인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가 전제돼야 이후 일정을 진행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양측 합의하에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정정공시에서 향후에는 “중국을 제외한 기업결합승인이 모두 취득됐고, 중국의 승인 전 유상증자의 거래 종결이 이뤄지더라도 조건은 충족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결국 유상증자를 무기한 연기하게 된 이유가 기업결합심사 등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내부적인 요인이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가 HDC현산을 머뭇거리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일부 화물기 운항을 제외하고는 여객기 운항은 대부분이 중단했다. 운항률은 7.6% 수준이다. 여기에 매달 수백억원에 달하는 고정비와 올해 만기 도래하는 자금상환 압박까지 HDC현산에 부담이다. 또 HDC현산의 상세 실사 과정에서 자회사 에어부산의 라임자산운용 투자 손실 등이 드러난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다 미래에셋대우(006800) 등을 비롯한 주요 기관투자가(LP)들의 자금력이 경색됐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5%를 5,000억원에 취득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장단기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투자를 진행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에서는 HDC현산이 KDB산업은행 등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그동안 HDC현산은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내로 종식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V’ 자 반등이 가능하다는 내부적인 판단 아래 아직까지 자금지원이나 대출 등을 요구하지 않았다. 실제 HDC현산 내부에서는 문제가 생겨도 자체자금으로 9개월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고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상황이 바뀌었다. 최근 HDC현산은 한도대출(크레디트라인)을 유지하며 지원자금 회수 일정을 늦춰달라는 요구를 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을 인수했고, 신용한도를 8,000억원 규모로 열어주는 등 총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여신한도는 6,500억원가량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산은 측은 “HDC현산이 조건 변경 등의 준비를 하고 있겠지만 실제 HDC현산으로부터 5,000억원의 영구채 출자전환, 신용보강 등 구체적 요청은 아직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청을 받아 본 후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지금 방향성을 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HDC현산의 요청을 뿌리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의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터져 세계 각국이 항공사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점도 지원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이미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해 HDC현산의 아시아나 인수도 지원할 수 있다는 시장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A+’로 비교적 우량한 HDC현산을 지원하는 게 맞는지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HDC현산이 산은에 몇 가지 제안을 했으나, 특혜의혹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다른 카드로 유상증자 연장을 결정한 것”이라며 “HDC현산이 고군분투하는 동안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는 후순위로 들어가 보전이 보장된 덕분에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시진·이태규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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