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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새로운 K-드라마 역사를 쓰고 있는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CJ ENM의 콘텐츠다. CJ ENM이 글로벌 K-드라마 열풍을 일으키는 데 이어 최근에는 막강한 ‘콘텐츠 파워’에 힘입어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도 잡아가고 있다.
5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을 두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CJ ENM과 케이블TV사업자(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딜라이브와 간의 갈등이 파국 직전까지 치닫고 있다. SO와 PP간 전통적인 갑을관계가 뒤집하고 있는 것이다.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이르면 금주중 직접 중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최근 케이블TV 딜라이브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을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공문을 통해 ‘사용료가 인상되지 않을 경우 tvN, OCN 등 13개 채널을 한꺼번에 공급 중단(블랙아웃)하겠다’는 등 강공을 펼치고 있다. 만약 채널 송출이 중단되면 딜라이브 가입자들은 CJ ENM 계열 채널 13개를 볼 수 없게 된다.
CJ ENM의 이 같은 요구에 딜라이브는 시청자를 볼모로 삼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통상적인 인상률과 비교해 20%라는 과도한 인상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CJ ENM측은 딜라이브가 CJ ENM의 수수료는 제자리 걸음으로 묶어두면서도 지상파 등에 대해서만 수신료 인상을 해줘 불공정하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방송 중단시 정당성 여부 및 시청권 문제 등을 감안해 조만간 양사 관계자들과 만나 갈등해소를 모색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PP의 위상이 유료방송사업자보다 높아졌다. 특히 CJ 계열 PP는 시청률은 물론이고 광고 단가도 이미 지상파를 넘어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 초 발표한 ‘2019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CJ ENM의 방송광고매출액이 전년대비 22.1% 증가한 4,110억원을 기록하면서 13.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13.6%를 차지한 지상파 KBS를 넘어선 수치다.
CJ 계열이나 종합편성 계열 등 주요 PP의 광고 단가는 지상파 방송 3사 프로그램 광고의 최고 시급 단가와 비슷하거나 일부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J계열 tvN의 경우 프로그램 전후광고 최고 단가는 2019년 기준 1,800만원으로, 지상파 SA급 최고 단가인 1,600만원보다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 PP들은 불공정 거래가 있어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가능해진 상황이 됐다”면서 “CJ ENM의 이번 요구가 전체 PP 사업자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더 나은 생태계를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CJ ENM의 콘텐츠는 이미 지상파 이상의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의 사용료 인상안을 사실상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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