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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IB씨] ‘참 좋은 회사인데’…한온시스템, 너무 커져 부담?

과거 편의장치 불과하다 전기차에서 핵심 부품 떠올라
아시아 소수 기업이 시장 잡으며 가치 상승
글로벌 부품사보다 비싼 가격은 변수
LG·SK·GM 및 글로벌 사모펀드 거론

  • 임세원 기자
  • 2021-06-06 09: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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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IB씨] ‘참 좋은 회사인데’…한온시스템, 너무 커져 부담?


“참 좋은 회사이긴 한데, 덩치가 너무 커서…”


자동차 부품사 한온시스템 잠재 인수 후보들의 반응은 대략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공조(공기조화)부품 제조사이자 상장사인 한온시스템은 시가총액 기준 10조원, 매각 대상 지분(69.99%) 기준 7조 원을 넘습니다. 다른 자동차 부품사와 비교해도 비쌉니다. 자동차 공조 업계 세계 2위라는 타이틀. 전기차가 잘 나가갈수록 함께 성장하리라는 예측에도 선뜻 인수를 결정하기 힘든 이유입니다.


◇'공조'…왜 그렇게 비싼거야=한온시스템의 몸값이 뛴 것이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내연기관 엔진 자동차에서 공조는 핵심 부품이 아니었습니다. 차량 에어컨으로 대표되는 편의 장치에 가까웠죠.



[친절한 IB씨] ‘참 좋은 회사인데’…한온시스템, 너무 커져 부담?
내연기관차든 전기차든 공조시스템의 작동원리는 이렇습니다


하지만 전기차에서 공조는 차량의 성능을 좌우합니다. 엔진 없이 냉매를 활용해 실내 냉난방을 하고,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며, 전장부품의 발열을 막아 자율주행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해줍니다. 당연히 공조 부품의 납품 단가도 내연차용보다 전기차용이 부품에 따라 최고 3배 비쌉니다.


전기차 공조 부품의 경쟁력은 한온시스템, 덴소 등 아시아 소수 기업이 주름잡고 있다는 점도 가치를 높인 원인입니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 기업은 전기차시대가 시작되자 대부분 전장에 집중하며 공조사업부를 한국이나 중국, 혹은 사모펀드(PEF) 등에 넘겼습니다. 한온시스템이 2013년 모회사였던 미국의 비스테온으로부터 공조사업부를 인수하고 2014년 PEF인 한앤컴퍼니에 넘어간 것처럼요.



[친절한 IB씨] ‘참 좋은 회사인데’…한온시스템, 너무 커져 부담?
한온시스템이 개발한 통합열관리시스템입니다. 동그라미 부분이 히트펌프입니다.


◇얼마나 비싼거야=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 사모펀드가 보는 한온시스템은 비쌉니다. 주가수익배율(PER)을 기준으로 한온시스템은 약 24배 입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10배, 만도가 17배, 콘티넨탈이 16배입니다. 이들은 전기차 부품도 하지만 내연기관 부품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죠. 반면 한온시스템과 함께 전기차 부품시장을 장악하는 덴소의 PER가 46배이니 아주 비싸지는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한온시스템의 정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체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조부품 뭐가 핵심인데=히트펌프, 이컴프레서(E-compressor)를 활용한 통합열관리시스템이 한온시스템의 강점입니다. 2019년 기준으로 한온시스템은 덴소(28%)에 이어 시장점유율 13%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온시스템은 배터리 폐열을 활용한 통합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여기에서 히트펌프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테슬라와 현대차가 히트펌프를 채택했습니다.


이컴프레서는 냉매를 흡입하고 압축하는 역할을 하는데 기존 내연기관에서는 엔진의 힘을 빌었다면 전기모터로 구동됩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기존 컴프레서가 아닌 이컴프레서 분야에서는 한온시스템이 2025년까지 덴소와 1~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됩니다.



[친절한 IB씨] ‘참 좋은 회사인데’…한온시스템, 너무 커져 부담?
한온시스템이 추산한 이컴프레서 시장점유율 변화 예상치 입니다. 수주량과 경쟁업체 기술력 등을 고려한 수치입니다.


◇인수 후보들의 현재 분위기는=국내에서는 LG전자가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룹 내부에서는 LG전자가 적극적이나 LG지주에서 신중한 자세라고 하네요. LG그룹이 한온시스템을 인수한다면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전장·공조를 모두 확보하는 기회입니다.


다만 6조원의 인수금을 생각하면 지주와 전자가 모두 공감해야 추진할 수 있겠죠. LG전자의 현금성 자산만 1분기 기준 6조 3,000억 원이고 LG화학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상장하게 되면 10조원 이상의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입니다. 결심이 서면 돈은 있습니다.


SK그룹도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보 차원에서 거론됩니다. 그룹의 에너지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자회사 SKIET와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으로 2조원 이상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원래 한온시스템의 주인이던 한라그룹은 매각 초반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습니다. 사모펀드를 통해 컨소시엄 가능성도 타진해 봤다는 후문입니다. 문제는 한라그룹이 자체적으로 마련할 현금이 많지 않아 컨소시엄으로도 한계가 있습니다. 한라그룹은 최근 "한온시스템에 관심 없으며, 지금까지 성장 시켜온 만도의 섀시 전동화와 자율주행 분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해외 매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둡니다. 한온시스템은 미국 포드 자회사인 비스테온의 합작사로 출발했고, 미국을 비롯한 유럽에 생산기지가 있습니다. 매각주관사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와 사모펀드 TPG·KKR·칼라일 본사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고 하네요. 혹자는 한온시스템과 협력관계가 많은 GM이 LG전자와 함께 인수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돈 뿐만 아니라 인수 후 통합(PMI)역시 해외 인수자가 나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한온시스템을 컨설팅한 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을 실사할수록 미국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내기업은 인수금도 문제지만 경영은 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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