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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과 AI]② 코를 실컷 골면서 잤는데도 왜 개운치 않을까?…수면무호흡증의 원인과 증상

김정훈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총괄교수

  • 김정훈 기자
  • 2021-09-02 10: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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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때문에 자주 밤잠을 설친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다가 일시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현상, 즉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을 경고하는 신호이자 전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도가 좁아지면 목젖이 떨리면서 코를 골게 되는데, 그러다 기도가 완전히 막히게 되면 그때 호흡이 멈추게 되는 겁니다.

이 같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먼저 비만을 들 수 있습니다.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수면무호흡증 환자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죠. 비만한 사람들이 코골이가 잦은 이유는 기도의 음압 저항성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숨을 들이마실 땐 내쉴 때보다 기도가 좁아지게 되는데, 배와 목 부근에 살이 많으면 그 살이 기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죠. 그러면 기도가 더욱 좁아지면서 코를 골게 됩니다. 잦은 술?담배로 기도가 손상되거나 노화로 인해 기도의 음압 저항성이 약해질 때도 코골이를 할 수 있습니다. 또 턱이 좁거나 뒤로 들어간 무턱인 분들도 수면무호흡증에 취약한 편입니다. 누워서 자게 되면 중력에 의해 혀나 목젖이 기도 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턱이 작거나 무턱인 분들에겐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죠.

일러스트=에이슬립 제공


수면 도중 호흡이 멈추면 각성 현상이 일어납니다. 다시 숨을 쉬기 위해 우리 뇌는 호흡중추를 자극하며 기도 근육에 신호를 보내게 되죠. 자다가 몸을 자주 뒤척이는 것도 각성 현상에 대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잦은 각성은 숙면을 방해하며, 꿈을 꾸는 단계이자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렘수면을 건너 뛰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낮에 자주 졸리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치 않을 수 있죠.

수면무호흡증은 심혈관?뇌혈관계 질환 등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고 심한 경우 급사까지 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입니다. 따라서 코골이가 심한 분들은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죠. 하지만 수면다원검사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이 검사가 잠을 자는 전 과정을 지켜봐야 하다 보니 병원에서도 하루에 4~5명의 환자밖에 받지 못 하는 상황이죠. 환자들이 검사를 예약하면 기본 대기 시간만 거의 한 달 가까이 됩니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선 평소 자신의 수면 습관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수면을 측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밤새 녹음기를 켜놓고 코 고는 소리를 녹음하는 것만으로는 알아낼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고요. 잠자리를 공유하는 파트너가 있다 해도 밤새 뜬 눈으로 지켜보며 점검해주기는 사실상 힘듭니다.

일러스트=에이슬립 제공


이러한 불편을 해소해줄 수 있는 스마트한 창구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다행히 현재 AI 기술을 활용해 집에서도 수면 중의 호흡을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 기기가 상용화된다면 환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간편하게 자신의 수면 상태를 매일 점검할 수 있게 되죠. 이는 진료 현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겁니다. 물론 AI 기기가 수면다원검사만큼 정밀한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하겠지만, 그 전에 환자들이 어느 정도 스마트한 AI 기능이 탑재된 기기를 가정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의료진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환자들의 수면 패턴과 경향성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하는 것은 말로 진료하는 것과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일례로 저희 병원에선 식사량, 신체 활동량 등 라이프 스타일을 관리할 수 있는 자체 개발 모바일 앱을 병원 전자의료기록(EMR) 시스템과 연동시켜 활용해오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환자의 생활습관 개선 상태를 추적하고 있죠. 그간의 진료 상황을 분석해본 결과, 실제 모바일 앱을 사용한 그룹이 체중 감소 성공률이 더 높았으며 코골이 시간도 더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수면의 질을 점검할 수 있는 AI 기기까지 출시된다면 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환자들이 수술 치료나 양압기 혹은 구강내 장치를 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기 전 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테고요. 홈 케어와 병원 케어가 효과적으로 병행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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