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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IB씨] M&A에서 시작한 플립의 성공에도 삼성이 웃을 수 없는 이유는

2014년 루프페이 인수로 삼성페이 발전
혁신 강조한 삼성 넥스트 투자 결과
스마트폰 시장 정체와 애플·구글 위주 생태계 우려

  • 임세원 기자
  • 2021-10-09 10: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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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매출 73조 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입니다. 이 중 모바일 부문(IM)이 26조 원으로 차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접히는 폰인 갤럭시Z 플립3덕이 크죠. 여담이지만 좀처럼 굳이 돈 주고 신형 스마트폰을 사지 않던 기자마저도 플립3를 살 정도였습니다.

플립을 비롯해 삼성 스마트폰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아마 삼성페이 일 겁니다. 수 많은 페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데요. 즉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곳에서는 어디나 삼성페이를 쓸 수 있고, 꼭 삼성카드에 가입하지 않고 이미 갖고 있는 카드를 등록하기만 하면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번에 나온 플립3는 스마트폰을 접은 채, 단말기에 가까이 가기만 하면 결제할 수 있습니다.

접는 폰이 낯선 분들도 있겠지만, 기자는 어린 시절 폴더폰을 경험한 세대라 익숙합니다.


반면 다른 페이 상당수는 NFC(근거리무선통신)센서가 있는 별도 단말기가 있는 곳에서만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애플페이도 마찬가지죠. 금융회사나 유통사에서 만든 페이의 경우는 해당 기업의 카드만 쓸 수 있기도 합니다. 기자 역시 OO페이로 결제하려다가 가게 주인조차 결제하는 방법을 몰라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 페이는 주로 할인을 제공하며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죠.

삼성페이의 장점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한 인수합병(M&A)에서 출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 해 약 3,000억 원을 주고 미국의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월렛으로 모바일 결제 기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 대부분의 페이처럼 NFC센서를 이용한 결제만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외부에서 볼 때 삼성전자는 기기 자체에만 관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오히려 애플페이가 잘 되니까 차별화를 위해 루프페이를 부랴부랴 인수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올 정도였죠.

하지만 삼성전자 출신의 한 관계자는 당시부터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기술을 높이 사서 인수했다고 말합니다. 기존 마그네틱 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그을 때 생기는 자기장의 원리를 루프페이 기기 내에 적용한 것인데요.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인수 후 삼성 스마트폰에 이를 탑재하면서 지금 활용하는 삼성페이가 완성될 수 있던 것입니다. 기자는 2015년 당시에 루프페이의 범용성을 보고 인수했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흥미로웠습니다.

루프페이의 가치를 알아보고 인수를 추진한 주체는 삼성 넥스트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벨리에 세운 스타트업 투자부서였던 삼성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의 후신인데요. 삼성넥스트는 구글에서 유튜브 인수를 주도했던 데이비드 은이 올해 1월까지 초대 사장을 지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의 첫 최고혁신책임자이기도 했죠. 그가 있을때 인수한 스마트시스와 비브랩스는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홈 시스템과 빅스비 서비스의 기반이 됐습니다. 요즘 대기업마다 설립하는 벤처 투자 조직의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겠죠.

스마트폰의 비서라고 불리는 빅스비. 저보다는 초등학교 저의 아이가 갖고 놀곤 합니다.


다만 삼성페이나 플립폰의 성공에도 삼성전자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어 보입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대박이지만 이 번 분기 IM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업이익은 3조 5,000억~3조 8,000억 원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1분기 에는 4조 4,000억 원이었습니다. 업계는 폴더블폰 출시로 인한 마케팅비 증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한 출하량 감소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더 이상 혁신을 추구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이미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예전처럼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평균 폰 교체 주기도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고 있죠. 소비자는 계속 새로운 것을 원하지만 신제품을 발표해도 더 이상 놀랄 만한 게 보이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더해 애플과 구글 위주로 짜인 생태계에서 생존해야 합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제 속에 있는 삼성은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려고 해도 이들과 협의해야 하고 순익도 나눠야 합니다. 애플과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과 갈등을 반복하고 있죠. 모처럼 실적 호조에도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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