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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문이 열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온통 ‘인플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9월 FOMC 회의록 분석

  • 뉴욕=김영필 기자
  • 2021-10-14 06: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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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문이 열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온통 ‘인플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준은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는 소식에도 올랐습니다. 아무래도 테이퍼링은 지난 소식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투자자들이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럼에도 “이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가 않습니다. 특히 그 동기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기 때문인데요. 물가상승이 이대로 계속되면 금리인상도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잘 지켜봐야 합니다. 오늘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과 인플레가 더 이상 일시적이지 않음을 보여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한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11월 회의 때 테이퍼링 결정하면 11월 중순 혹은 12월 중순 개시”

9월 FOMC 회의록에서 알아둬야 할 것은 아래 5가지입니다.



① 다음 회의(11월 FOMC)서 매입축소하기로 하면 11월 중순 또는 12월 중순에 개시 가능


② 감축규모는 매달 국채 100억 달러·모기지담보부증권(MBS) 50억 달러 등 150억 달러


③ 내년 중반께 테이퍼링 작업 완료 전망(8개월 소요)


④ 경제상황에 따라 테이퍼링 속도 조절 가능,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은 별개


⑤ 공급차질과 노동력 부족 더 오래 지속 가능, 인플레 상승 위험 커



가장 중요한 시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회의록은 “이번 9월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에 관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경기회복세가 대체로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내년 중순께 마무리되는 점진적인 테이퍼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게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며 “만약 다음 회의(11월)에서 매입 축소를 시작하기로 한다면 11월 중순이나 12월 중순부터 (실질 작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11월 FOMC는 2일부터 3일까지 열립니다. 회의록대로라면 연준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발표할 수 있으며 실질 축소는 다음 달 중순 또는 12월 중순부터 개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회의록을 본 결과 연준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발표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뉴욕타임스(NYT)도 “회의록은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계획을 11월 초에 발표할 수 있다(might announce a plan)는 신호를 줬다”고 해석했습니다.



테이퍼링 문이 열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온통 ‘인플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워싱턴의 연준. /로이터연합뉴스

발표시점과 실질 작업 착수에 시차가 있는 것은 사실상 투자자들에 추가적인 시간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연준도 실무 준비작업이 필요하겠지만 그보다는 시장이 더 중요합니다. 당장 “오늘부터 시작이야”와 “하긴 할 건데 몇 주 뒤 시작이야”는 차이가 크지요. 어제 연준 고위직 인사들의 발언과 이날 회의록을 보면 100%까지는 아니어도 11월 FOMC에서 발표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회의록을 보면 감축규모는 매달 국채 100억 달러, MBS 50억 달러 등 15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매월 1,200억 달러의 국채와 MBS를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전 감축에 8개월이 걸린다는 계산이 서는데요.


속도도 눈여겨봐야 할 듯합니다. 빠르면 11월 중순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연준이 서두르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데요. CNBC는 “11월에 테이퍼링을 개시하는 것은 일부 연준 관계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다. 대부분은 12월 시작을 예측했다”고 했고, WSJ은 “연준의 테이퍼링 일정은 불과 몇 달 전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일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공급차질·노동력 부족 더 오래 갈 수 있어”…“결국 금리인상 시기 빨라질 듯” 지적도

일부 위원은 더 빠른 감축일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가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WSJ은 “일부 관계자들은 인플레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수 있다고 보고 필요하다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도록 자산매입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공급대란과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인데요. 공급문제가 더 오래갈 수 있고 그에 따른 물가상승도 지속적이라는 판단이 연준 내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이죠. 회의록은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공급 차질과 노동력 부족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고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거나 지속적으로 가격 및 임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있고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금리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CME 페드와치를 보면 시장은 현재 내년 9월 첫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번 회의록 발표 후, 9월 인상 확률이 62%에서 65%로 올랐습니다. 카터 핸더슨 포트 피트 캐피털 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빨리 금리를 올리도록 강요받을 수 있다”고 봤는데요.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도 “CPI가 내년 1분기까지 5%를 넘을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통화정책 전환을 더 빠르고 신속하게 하도록 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테이퍼링 문이 열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온통 ‘인플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이 직접 공급망과 운송문제에 개입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은 정치적으로 큰 사안이다. 고물가 지속 시 연준이 받는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AP연합뉴스

‘3분 월스트리트’에서 수차례 짚어드렸지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공급난은 경제적 사안을 뛰어넘어 정치적 문제가 됩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A와 롱비치항을 24시간, 7일 운영체제로 바꾸겠다고 했는데요. 강제적인 것을 싫어하는 미국에서 백악관이 직접 개입해야 할 정도로 인플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CNBC는 주민과 지역사회의 반발(교통난·소음)을 걱정할 정도로 쉬운 사안이 아님에도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죠. 인플레 지속 시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는 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NYT는 “9월 CPI는 워싱턴과 월가의 문제”라고 적었습니다.


물론 이는 한쪽 측면만 본 것입니다. 일단 공급문제가 내년 상반기 들어 완화하고 물가가 잡히기 시작하면 이른 금리인상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는 “현 상황은 정리될 것이며 내년에는 인프레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죠.


특히 회의록은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별개라고 다시 한번 못 박았습니다. 테이퍼링이 끝나도 바로 금리를 올리는 건 아니라는 것이죠. 다만 이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약속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플레가 계속되면 지킬 수 없습니다.


다만, 이쯤에서 추가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9월 회의록을 보면 “경제상황에 따라 테이퍼링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대목이 있는데요. 인플레가 심한 상황에서 속도 조절이라는 말은 테이퍼링을 더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거꾸로 여건에 따라서는 늦출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조절이라는 게 상향일 수도 있지만 하향도 가능하죠. 만약 인플레이션이 잦아드는데 경기둔화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낮지만 테이퍼링 종료시점을 더 늦출 수도 있는 겁니다. 금리인상도 자연히 뒤로 밀리겠죠. 연준이 여러 장치를 곳곳에 심어두고 있다는 점, 알아둬야 하겠습니다.


"인플레 이제는 지속적이다…중고차→렌트·유가 등으로 항목 이동”

하지만 역시나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9월 CPI를 보면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이제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일시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인데요.


중요한 것은 고물가를 구성하는 요소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에는 중고차가 주요 항목이어서 차값이 내리면 전반적인 물가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봤는데 이제 중고차는 내리는데 다른 항목들이 오르는 것이죠.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는 “9월 물가상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식료품과 에너지였지만 우려되는 것은 CPI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하는 임대료”라며 “렌트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몇 달 간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테이퍼링 문이 열렸지만 시장의 관심은 온통 ‘인플레’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시장에서는 이제 거의 모든 이들이 인플레가 일시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나씩 살펴보면 9월 렌트 등 주거비용은 8월에 비해 약 0.4%, 1년 전보다 3.2% 올랐습니다. 휘발유는 한 달 간 1.2%, 전년과 비교하면 42.1%나 폭등했습니다. 중고차는 9월에 전달 대비 -0.7%를 기록, 8월(-1.5%)에 이어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습니다. CNBC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 물가가 올랐다”고 봤는데 확실히 물가상승의 요인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암울한 요소가 더 많다는 점입니다. 9월 기준 소기업의 46%가 앞으로 3달 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하는데요. 인플레를 지속하게 만드는 중요 요소인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경우 9월(뉴욕연은, 3년 뒤 기준)에 4.2%로 전달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이 앞으로는 중요할텐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이날 증시가 영향을 받지 않은 건 테이퍼링이 이미 알려져 있는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그 다음 단계인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인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컨센서스는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한다는 것이며 안 하면 더 이상한데 중요한 것은 테이퍼링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며 “지금은 모두가 인플레이션만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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