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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두뇌부터 일용직까지...나이·업종 상관없이 노동시장 요동

[일자리 대격변]인력난 전방위 확산
스타트업, 사이닝 보너스 등 파격조건 앞세워 인력 쟁탈전
교육·현장 미스매치...바이오 업계도 박사급 연구자 태부족
자영업도 구인난...1년만 일하고 그만두는 사례 비일비재

  • 연승 기자
  • 2021-11-18 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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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앞에 구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와 '위드 코로나'로 일부 기업들과 외식·택시 업계 등은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는 반면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은 늘어나는 노동시장의 엇박자가 심각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력이고 신입이고 개발자는 항상 부족합니다. 사이닝 보너스에 스톡옵션을 내세워도 만만치 않아요.”(대형 포털 업체 관계자)

“주방 일을 맡길 사람이 없어서 식당 운영이 힘든 상황입니다. 1년만 일하고 그만두는 사례도 비일비재해요.”(서울 성동구 식당 주인)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나라가 사상 최악의 청년 고용난을 겪고 있지만 전문 영역인 소프트웨어(SW) 개발자부터 음식점까지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인력난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정보기술(IT) 수요는 급증하는 한편 국가 간 인력 이동이 제한돼 저임금 노동력 공급이 뚝 끊기면서 고용 불일치가 점차 심화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산업구조에 맞는 전문 인력과 3D 업종 인력 부족 현상은 심해지는데 정작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포기자가 급증하고 있다.



18일 최대 호황기를 맞이한 IT 업계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다섯 차례 경력 개발자 채용을 진행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대형 포털사부터 스타트업계까지 인력 쟁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좋은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인력 부족은 한창 스케일업(확장) 가도를 달릴 스타트업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의 김재영 대표는 “현재 직원 수가 100명 정도인데 내년까지 200명으로 늘려야 한다”며 “그러나 인력 풀이 충분하지 않아 수를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도 인력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난이 극심하다. 코로나19 확산 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이 급부상했지만 국내에 mRNA 연구 경험이 있는 석·박사급 인력은 채 100명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에 더해 신생 바이오 벤처들이 늘어나면서 절대적인 박사급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며 “대학 교육과 현장 인력의 미스매치가 누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분야 기초연구에 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지원은 기본으로,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가 국내로 돌아올 수 있는 체계적인 인력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통 제조업의 인력난도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간 농업·서비스업의 외국인 근로자가 돌아오지 않자 구인난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제지 업계의 경우 택배 수요가 급증해 골판지 생산도 증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골판지를 생산하는 인력을 구할 수 없어 쩔쩔매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A 제지 회사는 올해 7월에 공채를 진행했지만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이달에 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제조업에 대한 안 좋은 인식과 수도권과 조금 떨어졌다는 이유로 2030세대 신입·경력 채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인난이 심해지니 이 회사의 임금 수준도 계속 올라 인건비 부담 또한 심해지고 있다. A사의 경우 2017년 3분기 기준 제조 부문 평균 급여가 4,000만 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보면 5,200만 원으로 30%가량 높아졌다. 규모가 큰 중견급 기업은 이처럼 임금을 올리며 구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쉽게 임금을 높일 수도 없어 구인난이 더 심화하고 있다. 중소 금속 제조 기업 B사 관계자는 “30인 이상 기업은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돼 실질 급여가 줄어든다”며 “직원들이 일을 더 할 수 있는 더 작은 기업으로 가거나 직종을 바꾸는 경우가 계속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도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손님이 늘고 있지만 주방장을 구하지 못해 주방이 ‘올스톱’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저임금 서비스업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인들이 코로나19로 재입국을 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 씨는 “식당 주방 일은 이제 중국 교포들이 다 차지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정책팀장은 “기업의 구인난은 확대되는데 취업 준비생은 늘어나는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며 “노동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고 고용 서비스와 직업훈련 체계를 정비해 노동시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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