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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 둔화 조짐” vs “짧은 랠리 즐겨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 뉴욕=김영필 특파원
  • 2022-08-02 0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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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랠리에 대한 월가의 분석이 여전히 갈린다. 1일(현지 시간)에는 주요 지수가 하락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0.18%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28%, 0.14% 떨어졌는데요. 경기가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 같다는 근거들이 나왔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가 “갈 길이 멀다”고 한 데 이어 시장에서도 데드 캣 바운스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습니다. 존 스톨츠푸스 오펜하이머의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지난 주에 있었던 랠리를 시험해보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오전 중 연 2.59%대로 급락했다가 다시 상승해 2.61% 선까지 올라왔습니다. 지금은 경제지표가 서로 엇갈리면서 전문가들의 전망도 상반되고 있는데요. 정말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다고 볼지, 반밖에 안 남았다고 할지 관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얘기가 나오죠. 모든 게 뒤엉켜 있습니다. 오늘은 인플레이션 관련 소식과 함께 기준금리 방향, 대만을 두고 커지고 있는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살펴보겠습니다.

“美 아파트 렌트 상승률 둔화”…“제조업은 약화했지만 예상보다는 선전”


우선 이날 나온 주요 데이터부터 알아보죠. 코스타(CoStar)에 따르면 올 2분기 미 전역의 평균 아파트 임대료가 전년 대비 9.4%(연율 기준) 증가했다고 합니다. 앞선 2개 분기 증가율(11%)보다 낮아진 건데요. 9.4% 수치 자체는 역사적으로 높지만 증가율이 조금씩 낮아지는 거죠.

제이 리빅 코스타의 내셔널 디렉터는 “2분기는 전통적으로 임대 시장이 강한 시기다. 2분기의 성장률 둔화는 정말로 좋지 않은 신호”라며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가 좋지 않은 신호라고 한 것은 임대업자와 부동산 시장에서 본 것이고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 요소입니다. 임대료 같은 거주비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임대가격 상승은 주택 매매가격의 급등과 함께 발생했다”며 “이제 이것이 약간 둔화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리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임대료 부분에서 증가율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는데요. 임대료는 제품가격 인상과 함께 임금인상 요구를 불러올 직접적 요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높은 렌트비는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이 떨어져도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할 수 있다는 분석의 핵심 근거이기도 하지요.

임대료의 선행지표인 주택가격도 최근 빠르게 약해지고 있습니다. 모기지 데이터 분석회사인 블랙나이트는 6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17.3%로 전달(19.3%)에 2%포인트(p)나 하락했다고 밝혔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장 강력했던 한 달 하락폭이 1.19%p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떨어지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건데요. 캘리포니아 산호세,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앞서 많이 올랐던 지역의 하락폭이 크다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과 인플레 수치가 정확히 반비례 한다. BofA


다만, 양면을 같이 봐야 하는데요.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명확하지만 여전히 절대 수치가 너무 높습니다. 데이터를 볼 때는 항상 숫자와 비율을 같이 봐야 하는데요. UBS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데트메이스터는 “상승한 렌트비의 빠른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임대료가 떨어지더라도) 하락 속도가 느려서 2024년 말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인플레이션의 핵심 논쟁 가운데 하나도 기본 숫자가 너무 높다는 겁니다. 물가가 피크를 쳤더라도 8%대 안팎의 수치로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는 말이죠. 그래서 상승률이 내려가는 상황은 주의깊게 보되 전체적인 수치를 함께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나온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그런데요. 7월 제조업 PMI는 52.8로 6월(53.0)보다 0.2포인트 떨어졌지요. 이는 2020년 6월(52.4) 이후 최저치인데요.

제조업 둔화는 수요 감소 및 인플레이션 감소로 생각이 이어집니다. 이날 오전 10년 물 국채가 급락했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둔화하고 공급 병목 현상이 일부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며 “연준은 다가오는 회의에서 금리를 더 적게 올려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ISM 수치는 예상치(52.1)보다는 좋았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생각보다 좋은 제조업 보고서가 투자심리에 도움이 됐다”고 했는데요. ISM 자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반대로 해석한 거죠.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고 있으나 생각보다 낫다는 것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증거가 돼 좋을 수 있습니다. 반면 연준이 더 긴축을 할 수 있게 하는 동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겔 “지금 중립금리 위에 있어 인상 곧 끝내야”…카쉬카리 “침체 상관 안 해 인플레 높아 갈 길 멀어”


전문가들도 헛갈리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지난 주 증시 랠리를 불러온 연준의 정책 피봇과 중립금리 논의와 관련해 이날은 긍정적 얘기가 나왔습니다. 월가의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는 이날 “연준은 원자재와 주택가격을 들여다봐야 한다. 앞으로의 물가상승은 실제로 멈췄다”며 “나는 우리가 중립금리 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끝내야 할 때가 가깝다고 본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주 ‘3분 월스트리트’에서 중립금리 논쟁에 대해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금(연 2.25~2.50%)이 물가를 더 자극하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중립금리에 가깝다고 한 데 대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이 말도 안 된다는 식으로 반박을 했었죠. 최소 0.5%p는 더 위에 있다는 말도 있었는데요.

시겔 교수의 주장은 지금이 중립금리를 넘는다는 겁니다. 파월 의장의 생각보다도 앞서는 거지요. 그는 빠른 속도의 경기둔화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그의 언급대로라면 연준은 곧 금리인상을 멈출 가능성이 있는데요.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죠. 전날 닐 카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우리가 경기침체에 빠져있든 아니든 내 분석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나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는 임금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인플레와 임금이 계속해서 상승해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가 말한 임금은 고용비용지수(ECI)를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지난달 29일 나온 2분기 ECI가 전분기 대비 1.3% 증가해 시장 예상치(1.1%)를 웃돌았죠.

그는 또 “우리는 침체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지만 인플레를 낮추는데 헌신할 것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 갈 길이 멀다”며 “전형적인 경기침체는 높은 실업률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그런 게 없다. 노동시장이 매우 매우 강하다(very very strong)”고 덧붙였습니다.

닐 카쉬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그가 인플레를 강조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연준 내 보다 정확한 분위기는 2일(현지 시간) 더 알 수 있을 것이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카쉬카리 총재의 발언은 강도가 셉니다. 침체가 되든 안 되든 관계없다, 인플레를 잡아야 한다는 뜻을 직설적으로 내뱉었기 때문이죠. 오해의 여지가 없습니다.

카쉬카리는 비둘기파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서는 1%p의 금리인상에 열려있다고 했던 인물입니다. 현재는 인플레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CNBC는 “카쉬카리는 잠재적 경기침체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큰 위협이라고 하면서 인플레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서 추가로 알아야 할 것은 카쉬카리의 생각이 7월 FOMC 이후 시장 반응에 대한 연준 내 생각을 대변했을 수도 있지만 한 사람(one of them)의 뜻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게 내일인 2일입니다. 이날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지역 연은 총재 한 명의 발언은 큰 틀에서는 의미가 적지만(지도부의 의견이 중요하기 때문), 지역 총재들의 분위기가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그때는 의미를 갖기 시작합니다. 즉 내일 이들의 생각을 종합해보면 7월 FOMC 이후 연준의 생각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을 텐데요. 그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8월 시장에 좋을 수 있다 vs 강한 고용에 속지마라”…“펠로시, 대만 방문 우크라에 영향 가능성”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올 7월 증시는 역대 중간선거가 있던 해에서 가장 좋았다”며 “긍정적인 7월은 역시 중간선거 해인 8월과 9월에도 좋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밝혔는데요. 마크 뉴턴 펀드스트랫의 기술 전략 글로벌 헤드는 “8월 초에는 약간의 난기류를 보겠지만 8월 하반기부터 9월 중반까지 시장이 계속해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연말에 더 높은 수준에서 증시가 마감되기 전까지 잠재적인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시에서 중간선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무래도 11월에 있을 선거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듯한데요(중간선거 전망을 보면 공화 230석, 민주 205석으로 하원이 우세합니다). 꼭 이것이 아니더라도 7월 FOMC 이후 인플레이션 피크와 연준의 정책전환을 예측하며 시장이 좋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이들이 많죠.

다만, 이날도 시장에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약세론자 가운데 한명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채권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있다고 가정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평소보다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고 경기침체를 동반할 수 있다”며 곧 끝날 것 같은 지금 상황을 즐기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요.

그는 증시가 경기침체에 관한 가격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으며 침체가 올 경우 S&P500이 30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침체를 피하면 3400~3500이 바닥이 될 것으로 봤는데요. 이날 종가를 감안하면 약 17.4%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거죠. WSJ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반등이 단기적일까봐 걱정한다”며 “약세론자들은 7월의 빠른 상승세가 또다른 불마켓의 시작이라는 희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침체가 생각보다 깊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있는데요. 헤지펀드 크레스캣 캐피털의 케빈 스미스 CIO는 “당국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경기침체를 앞두고 노동시장이 항상 뒤처지는 지표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건 슬픈 일"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고 연준이 너무 뒤처져 있어 마이너스 성장이 매우 길어질 수 있으며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했죠.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AFP연합뉴스


이와 별도로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있습니다. 바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인데요. 현지시간 2일이나 3일께 방문한다고 하죠. 백악관도 하원의장의 안전보장을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는데요.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 중국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직접적인 무력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첸 딩딩 중국 진안대의 국제관계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강한 반응이 있겠지만 통제불능 상태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관심은 중국의 무력시위 강도와 경제보복 수준일텐데 우크라이나에 불똥이 튈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에 무기공급은 하지 않으면서 마지노선은 지켜왔는데 이것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죠. 중국은 직접 무력충돌 없이 미국과 서방을 괴롭게 하는 일이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 지원이라는 점을 잘 알 겁니다.

NYT의 유명 칼럼니스트 톰 프리드먼은 “두 슈퍼파워와 함께 싸우면 안 된다”며 대만 관련해 중국을 자극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죠. 개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실은 수출선이 출항해 인플레 우려를 덜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복잡해지고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시장이 너무 복잡합니다. 루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의 벤 칼슨은 “시장은 항상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은 내 기억에 가장 어렵다. 데이터와 전문가 의견이 너무 충돌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고사하고 지금 상황도 설명이 어렵다”며 “이것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이상한 경제이며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주식시장이 최고치를 찍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하는 말인 듯한데요. 데이터에 기반하되, 숫자를 너무 믿지 않으면서 겸손하게 자세로 전망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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