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이후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2%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05%, 0.02% 뛰었는데요.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습니다. 기준금리가 연 4.50~4.75%가 됐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처음 시작은 매파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던 대로 데이터에 따라 이르면 3월, 아니면 5월에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때 연 3.40%선까지 내려갔죠.
오늘은 FOMC 이외에도 고용 관련 지표들이 있었는데요. 2월 FOMC 주요 내용과 함께 향후 금리전망, 고용 상황을 집중 분석해보겠습니다.
2월 FOMC에서 알아야 할 7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ongoing increases in the target range will be appropriate)”는 표현 유지. “지금부터 3월 FOMC 때까지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고 우리가 12월에 적어냈던 것보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다른 방향의 데이터가 들어오면 데이터에 따를 것”→해석: 최소 3월까지 금리인상은 이어지나 5월 인상여부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 3월 FOMC 경제전망과 점도표는 데이터에 달려 있어
② “물가둔화(disinflation·디스인플레이션) 시작됐으나 초기 과정. 주택을 제외한 근원 서비스에서 디스인플레이션(상승률 둔화) 보지 못해. 우리는 할 일 더 있어(more work to do). 5~6%에서 2%로 가는 데 시간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는 게 솔직한 답변. 승리를 선언하는 데 신중할 것. 더 빨리 떨어질 수도 있지만 더 오래 걸릴 수도. 더 많은 증거 필요”→해석: 추가적인 금리인상 불가피하며 인플레이션은 상방 위험과 하방 위험이 동시에 존재.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하며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필요
③ “기준금리 5% 이하 확실히 가능해. 나의 기본사례(base case)는 경제가 정말로 심각한 침체나 큰 실업률 상승 없이 인플레를 2%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 많은 이들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가능성이 있어”→해석: 기준금리가 4.75~5.00%에서 중단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확인. 지금까지 파월은 연착륙에 좁은 길이 있다고 했는데 사실상 소프트랜딩 혹은 그에 준하는 상황이 자신의 기본사례라고 밝히면서 상당한 자신감 표명. 증시 상승의 주된 이유
④ “금융서비스는 노동, 식당은 식품, 교통은 유가에 영향. 기본적으로는 노동시장에서 더 나은 균형 없이는 인플레 2%로 가기 어려워”→해석: 연준이 가장 걱정하는게 초근원 서비스인데 세부 업종별로 서로 영향을 받는 분야가 달라 공통분모인 노동이 어느 정도 둔화해야 인플레 잡을 수 있어. 노동지표의 어느 정도 추가 둔화를 원함
⑤ “일반적인 전망처럼 경기와 노동시장 둔화에도 인플레가 빠르게 내려오지 않으면 올해 금리인하는 부적절. 다른 이들은 인플레가 훨씬 빨리 내려온다고 보는데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지할 것이고 그것이 정책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에 반영될 것”→기본적으로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없으나 만약 시장 일각의 생각대로 인플레가 빨리 떨어진다면 사실상 금리인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
⑥ “우리는 (임금 상황을 정확히 볼 수 있어서) ECI 보고서를 좋아해. 어제 나온 ECI 보고서는 건설적. 여전히 높긴 하지만 임금 내려가고 있어. 나중 일은 모르지만 아직은 임금-인플레 상승효과 없어”→해석: 연준이 ECI 보고서를 상당히 중시하며 이번 ECI가 예상보다 낮은 것에 고무. 추가적인 ECI의 감소 있으면 연준의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
⑦ “시장의 금리전망이 우리와 다른 것 특별히 걱정 안 해. 금융시장 지난 1년 간 크게 긴축해. 단기적인 것 보지 않으며 더 넓은 상황의 지속적인 변화를 따짐”→해석: 월가의 생각이 연준과 달라 주식시장에 선반영돼도 불편한 것 없음. 1월 랠리에도 신경쓰지 않으며 1달이 아닌 최근 1년의 수치를 봐야 한다는 점 강조
이날도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로 기자회견의 모두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오후2시에 나온 성명서에서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표현이 유지되면서 이것이 바뀌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는데요. 첫 질의응답(Q&A)에서는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는 말도 했는데요. “금리를 지나치게 올리거나 충분히 조치를 취하지 않아 생기는 양쪽 리스크 다 고려하고 있다. 다만,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6~12개월 뒤 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않았다는 입장에 서고 싶지 않아”고도 했죠.
하지만 Q&A가 진행할수록 비둘기파적인 면모가 나왔는데요. 파월 의장은 12월 FOMC 때의 전망, 즉 5.00~5.25%의 기준금리 전망이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지금부터 3월 FOMC 때까지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고 12월에 적어냈던 것보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다른 방향의 데이터가 들어오면 그에 따를 것”이라며 “데이터에 따를 것이며 확실히 지금으로서는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는데요.
파월은 3월 FOMC 때까지 2번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2번의 고용보고서를 볼 수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연준이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표현을 유지하면서 3월까지는 금리인상이 확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00~5.25%로 갈 수 있는 5월은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건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3월에도 금리를 올려 4.75~5.00%까지 간 다음에 5월에 추가로 0.25%p를 할지 말지는 지금으로서는 반반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5월에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금리인하가 더 빨리 올 것이고 인상하지 않는다면 늦게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이날 파월 의장이 사이사이에 상당한 자신감을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물가상승 둔화가 시작됐지만 아직 초기단계다.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섣부르다”면서도 “나의 기본사례는 경제가 정말로 심각한 침체나 큰 실업률 상승 없이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동안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에 관한 질의에 “길이 좁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답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날 답을 보면 좁았던 길이 대로가 된 것이죠. 기본사례가 됐기 때문입니다.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파월 의장이 아닐 편안해보였다. 금리를 적절하게 빠르게 올렸고 이제는 여유있게 결정해도 되는 상황이라고 느끼는 듯하다”고 평가했는데요. 파월은 이날 기준금리 5% 이하가 ‘확실히 가능하다(certainly possible)’고 하기도 했죠.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이 잡혀간다는 자신감은 있다는 건데요. 지난해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전기 대비 1.0%로 시장 전망치(1.1%)를 밑돌았다는 점도 고무적이죠.
그런 측면에서 파월은 노동시장의 추가 둔화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실업률이 대폭 오를 필요는 없지만 지금보다는 좀 더 둔화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연준이 중시하는 주택을 뺀 근원 서비스 항목이 6~7개 정도인데 서로 상황이 너무 다르다는 거죠. 예를 들어 금융서비스는 인건비의 영향이 많지만 식당은 식재료 가격, 교통 서비스는 유가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유가와 농산물 가격은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도 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변동성이 있더라도 전반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려면 결국 노동, 인건비가 어느 정도 감소해야 한다는 논리죠. 이는 연준이 아직 추가적인 실업률 상승을 바란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게리 콘 전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파월이 무엇보다 주시하고 있는 데이터가 일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해석했는데요.
어쨌든 연착륙을 위해서는 노동이 너무 빠르게 둔화하지는 않으면서 소비가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은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합니다. 이것이 지속적인 증시상승을 위한 요건이 되기도 할텐데요. 파월 의장이 1년 정도, 장기간의 금융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증시는 당분간 연준의 눈치는 살짝 덜 봐도 될 듯합니다. 나스닥은 최근 1달 기준으로는 13.76% 올랐지만 1년으로 잡으면 -18.04%인데요. S&P500도 한달로는 +7.72%지만 1년으로 따지면 -10.24%입니다. 물론 데이터 눈치는 당연히 봐야하겠지만요.
전반적으로는 파월이 매와 비둘기를 왔다갔다하면서 양쪽을 다 보여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비둘기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찰리 리플리 알리안츠 투자운용 선임 투자 전략가는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하면서도 누적적인 긴축효가 차후 정책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하면서 양쪽을 다 얘기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약간 비둘기였다”고 봤습니다.
특히 “만약 (시장 생각대로) 인플레이션이 빨리 내려온다면 그것이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고 한 점은 대놓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표만 받쳐준다면 연내 금리인하도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데요. 물론 그럴 확률은 낮지만 문을 아주 살짝 열어놓았다는 것 자체를 봐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성명서에서 ‘페이스(pace)’를 ‘익스텐트(extent)’로 바꾼 것은 0.25%p로의 둔화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있으니 참고하면 되는데요.
추가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백악관행이 사실상 확정된 것 같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가 이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백악관이 브레이너드를 국가경제위원회 수장에, 재러드 번스타인을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할 것 같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르면 다음 주 발표가 날 수 있다고 합니다.
브레이너드가 연준 내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이날 FOMC 기자회견 상황을 보면 브레이너드가 빠져도 당장은 큰 변화는 없을 듯해 보입니다.
추가로 오늘 나온 고용지표들 보겠습니다. 우선 구인이직보고서(JOLTs)상 12월 구인 건수가 1101만2000건으로 나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과 다우존스 예상치 1030만 건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블룸버그만 놓고 보면 전문가들의 예상 상단도 넘은 숫자인데요. 전달 1044만 건보다도 57만2000건 많습니다.
특히 구인 건수는 5개월 만 최대치인데요. 12월 실업자가 572만 명임을 고려하면 구인이 약 1.92배나 많습니다. 11월 1.7배에서 1.9배가량으로 증가했죠. 이 비율은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데이터 가운데 하나인데 그만큼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이 극도로 강하다”고 했는데 그대로입니다.
실제 12월 전체 채용은 616만5000명에 그쳤고, 숙박과 식음료 서비스 분야에서는 193만5000건의 구인 시도가 있었지만 110만만 뽑혔습니다. 서비스 분야의 구인난이 지속하고 있는 건데요. WSJ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노동수요가 강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연말에 구인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취업사이트를 보면 1월 중순에도 1010만 건의 구인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큰 틀에서는 고용시장이 느리지만 둔화하고 있긴 하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12월의 해고가 146만8000명으로 11월(141만8000명)보다 증가했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약 16.3% 높은데요. 자발적 퇴사도 408만7000건으로 전달(410만2000건)보다 감소했습니다. 베스 안 보비노 S&P 글로벌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타이트하다”면서도 “가계는 높은 가격에 반응하기 시작했고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는 기업매출이 둔화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그땐 업체들도 많은 노동자를 채용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제조업도 좋지 않습니다. 미 공급관리연구소(ISM)의 1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7.4로 시장 전망치 48을 하회했는데요.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12월 48.4보다도 떨어졌는데요. 50 이하는 수축을 의미하는데 그 정도가 더 깊어졌습니다.
결국 파월 의장의 그림대로 연착륙이 이뤄지려면 노동시장이 더 둔화해야 할텐데요. 이날 나온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1월 민간 일자리는 전망치를 크게 밑돌긴 했습니다. ADP에서도 “안 좋은 날씨 탓이 있는 것 같다. 전체적인 고용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고, 그동안 고용보고서와의 차이도 있었기 때문에 감안해서 봐야 하는데 그럼에도 1월 수치가 10만6000개밖에 나오지 않았는데요. 블룸버그 예상치 18만, 다우존스 예측치 19만을 크게 밑돕니다. 지난해 12월은 25만3000개였는데요. 여전히 레스트랑과 호텔, 바 등에서 일자리 창출(9만5000개)이 이뤄지는 걸로 나오지만 총 수치가 생각보다 많이 적죠. 결국 3일에 나올 고용보고서에서 최종적으로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증시 관련 내용 간단하게 보죠. 이름난 공매도 투자자인 마이클 베리가 2월 FOMC 하루 전이었던 1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팔아라(sell)”이라는 단어 하나만을 올려놓아 월가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른 설명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1월 랠리 이후 FOMC를 기점으로 팔 때가 됐다는 뜻일 텐데요. 반대로 이날 증시는 상승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FOMC 이후 2번의 추가 0.25%p 금리인상을 전망하면서 “전통적인 주식 6대 채권4 포트폴리오를 올해는 주식 4, 채권 6으로 뒤집어야 한다. 5~6% 금리를 얻을 수 있으니 채권이 이전보다 더 나은 수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미국보다는 유럽과 중국(재개방) 주식이 더 매력적이라고도 했는데요. 올해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3.25~4.00% 사이가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그럼에도 현 시장 상황을 주의해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는데요.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는 “시장이 연준이 잠깐 주춤하다가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연준이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이 너무 비둘기파적”이라며 “금리를 한번만 더 인상하는 데 걸고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연준이 좀 더 편안해진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데이터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갈지를 명확히 예측할 수 있으면 모르되 아니라면 파월의 말대로 승리를 선언하기에 너무 이른데요. 또 노동시장이 적절하게 둔화하지 않으면 임금 인플레가 지속 우려가 있어 파월이 또 금리를 올릴 수 있고 이는 시장에 마이너스 요인일 겁니다. 너무 빠지면 침체 우려가 급증할테구요. 금리는 2월에 0.25%p를 올렸으니 앞으로는 ‘1+1’으로 보면서 여러 리스크를 꼭 함께 봐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방송] : 국내 최초 경제지 서울경제신문의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방송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한국 시간 2일 오전8시20분에 2월 FOMC에 관한 집중분석을 전해드립니다. 깊이 있는 분석을 위해 방송시간을 기존 7시55분에서 25분 늦췄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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