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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보지 말자”…8만전자 찍자 4.7조 팔아치운 개미들 [선데이 머니카페]

삼성전자 2년 3개월 만에 ‘8만 전자’ 회복
코로나19 시절 40조 산 개인은 4.7조 ‘팔자’
장기간 암흑기에 AI 열풍 소외에 피로감↑
증권가는 목표주가 줄상향…“봄이 오는 소리”
D램, HBM 가격차 줄면 삼성전자 수혜 전망도

  • 심기문 기자
  • 2024-03-31 06: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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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화면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드디어 ‘8만 전자’를 달성했습니다. 26일 장중 8만 원을 넘어섰던 삼성전자는 28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또 29일에는 8만 2400원까지 오르면서 성공적으로 ‘8만 전자’에 안착했죠. 2021년 12월 28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삼성전자는 ‘8만 전자’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 걸렸던 걸까요.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리던 2020~2021년 삼성전자를 40조 원 넘게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삼성전자를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2년 넘는 동안 파란 불이 켜져 있던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3월 한 달 동안만 4조 원 넘는 물량을 내던졌죠. 이번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 전자’ 이후 어떤 흐름으로 흘러갈지 추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년간 40조 사들였던 동학개미…한 달 만에 4조 ‘팔자’



우선 개인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삼성전자를 내던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3월 4일부터 29일까지 총 4조 7489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기관이 1조 7969억 원, 외국인이 2조 9708억 원씩 사들인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셈이죠.

사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1월에는 1조 1989억 원어치를, 2월에는 4438억 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여겨지던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공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등 호재가 잇따르자 개인 투자자들은 180도 뒤바뀐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삼성전자를 팔아치운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보일 때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사들였던 시기는 2020~2021년입니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까지 생기기도 했죠. 이 때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입니다. 2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를 113조 3928억 원어치 사들였는데요, 이 중 삼성전자를 40조 8190억 원, 삼성전자우를 11조 2018억 원씩 순매수했습니다. 코스피 순매수액 절반이 삼성전자였던 셈이죠.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사들인 것은 주가가 10만 원을 넘어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도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고 기대했던 거죠. 하지만 IT 수요 둔화의 여파로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꺾이기 시작하면서 주가도 한때 5만 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이후 엔비디아가 쏘아올린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서도 삼성전자는 소외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직접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와 관련 밸류체인은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아 주가가 급등했지만 삼성전자는 좀처럼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를 기미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론까지 번졌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삼성전자 주주들은 큰 피로감을 느꼈고 결국 8만 원까지 주가가 오르자마자 적극적으로 팔아치웠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8만 전자’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어디로



이제 시장의 눈은 그 다음 단계를 향하고 있습니다. 과연 지난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서 넘지 못했던 10만 원의 벽을 뚫을 수 있느냐죠. 일단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적으로 양호합니다. 3월 들어 목표주가를 10만 원으로 올린 증권사도 5곳(NH·다올·키움·DB·메리츠)이나 됩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 추정치도 지난달 32조 429억 원에서 최근 33조 3553억 원으로 반등했습니다. 증권가에선 “HBM 제품 격차를 줄이며 일반 메모리 수요 증가 수혜가 기대된다”며 “봄이 오는 소리”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학계에서도 추후 반도체 업황의 판도가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삼국지’라는 책을 쓴 반도체 전문가 권석준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추후 AI 반도체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했습니다. 결론은 추후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엔비디아나 HBM의 독점 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권 교수는 AI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기능이 확장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칩은 없어 D램 등 다양한 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권 교수는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발표한 ‘마하1’이라는 AI 가속기에 주목했습니다. 이 칩에 HBM이 아니라 저전력 DDR5 D램이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죠. 아울러 HBM에 쏠린 관심이 점차 줄면서 D램과의 가격차가 줄어들면 오히려 D램 제조업체들에게 큰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고도 예측했습니다.

AI가 촉발한 반도체 산업의 지형도 변화의 폭이 점차 커지는 양상입니다. 추후 어떤 기업이 수혜를 받고, 어떤 기업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을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만큼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도 산업의 판도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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