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부 통합과 SK실트론 매각이 완료되면 그간 진행해왔던 리밸런싱 작업이 사실상 끝나게 된다. SK그룹은 2년 전부터 계열사를 줄이는 리밸런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왔다. 그룹이 “관리 가능한 범위까지 자회사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관리 범위(Span of Control)’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와 두산㈜의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거래 계약이 이르면 다음 달 체결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29.4%)을 포함하는 방안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약 4조 3000억 원으로 평가된다.
SK그룹의 리밸런싱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룹 내 사업 영역이 겹치는 기업 간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라 2023년 말 208개였던 SK㈜의 계열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93개로 줄었다.
대표적으로 2024년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흡수합병했으며 지난해에는 배터리 기업인 SK온과 윤활유 업체인 SK엔무브 간 합병을 끝마쳤다. SK㈜는 지난해 SK스페셜티를 2조 7000억 원에 매각했다. 여기에 SK엔펄스 CMP 사업부 매각, SK이노베이션의 LNG 밸류체인 5조 원 유동화 등 재무구조 개선에도 주력한 바 있다. SiC 전력반도체 제조 기업 SK파워텍, 실리콘음극재 개발 및 생산 기업 SK머티리얼즈그룹14 등 관계기업은 물론 중국의 물류센터 운영 기업 ESR, 중국 F&B 유통 기업 조이비오, 베트남 마산그룹 등의 보유 지분을 매각 완료하거나 일부 처분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재무구조 개선도 동시에 따라왔다. SK㈜의 지난해 3분기 말 순차입금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8조 4000억 원으로 2024년 말 기준 약 10조 5000억 원에서 1년도 안 돼 2조 1000억 원이 줄었다. 2년여 만에 다시 순차입금이 10조 원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순차입금의 감소는 외부 자본시장 충격에 대한 대응력 강화와 함께 이자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 의존도는 38.7%에서 28.8%로 9.9%포인트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86.3%에서 77.4%로 8.9%포인트 낮아졌다. 순차입금이 줄어든 데 비해 자본금은 14조 6000억 원에서 16조 4000억 원으로 1조 80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SK그룹이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주사의 경우 주주 환원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자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지주회사 역할 확대와 동시에 재무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기업가치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리밸런싱에 힘입어 SK그룹의 시총은 1년 전 240조 원 수준에서 이날 기준 815조 5335억 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은 약 60%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라며 “자산 리밸런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이를 기반으로 한 주주 환원 확대가 맞물리면 할인율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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