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탈중앙화거래소(DEX) 유니스왑이 월가의 거물 블랙록과 손잡았다. 블랙록이 유니스왑 생태계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동시에 자사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인 비들(BUIDL)을 유니스왑 거래망에 올리면서다. 제도권 금융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의 접점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가상화폐 데이터제공업체 디파이라마 기준 유니스왑의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전체 DEX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유니스왑에 따르면 누적 거래량은 4조 달러(약 5767조 2000억 원)가 넘는다.
유니스왑은 2020년 디파이 서머(DeFi Summer) 열풍을 일으키며 가상화폐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장본인이다. 업비트나 빗썸과 같은 중앙화 거래소의 중개 없이 코드와 스마트 컨트랙트만으로 작동하는 자동화 마켓 메이커(AMM) 모델을 안착시켰다. 이용자는 특정 가상화폐를 사고 싶을 때 다른 이용자의 주문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컨트랙트가 수학 공식에 따라 즉시 가격을 산정해 거래를 체결한다.
유니스왑에서는 누구나 보유한 가상화폐를 유동성 풀에 예치해 거래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 그 대가로 거래 수수료 일부를 받는다. 개인도 시장조성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이 모델은 이후 다수 DEX가 채택한 구조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탈중앙화 유동성 인프라에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가 연동되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유니스왑 랩스는 시큐리타이즈와 협력해 블랙록의 미 달러 기관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 비들을 유니스왑엑스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유니스왑 생태계에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버넌스 토큰 유니스왑(UNI)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블랙록의 BUIDL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과 즉시 교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는 펀드 환매와 정산에 수일이 소요됐지만 유니스왑 인프라 위에서는 365일 24시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기관 투자가가 USDC를 보유하고 있다면, 유니스왑엑스를 통해 BUIDL로 바로 바꿀 수 있다. 반대로 환전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가격은 화이트리스트 된 시장 참여자들이 제시한 조건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값이 선택된다. 모든 과정은 블록체인상에서 자동으로 확정된다. 다만 보안과 규제 준수를 위해 이 기능을 활용하는 모든 투자자는 시큐리타이즈를 통해 사전 적격 심사 및 화이트리스트 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카를로스 도밍고 시큐리타이즈 CEO는 “이번 통합은 우리가 지향해온 전환점”이라며 “전통 금융의 신뢰와 규제 기준을 디파이의 속도와 개방성과 결합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기관과 화이트리스트 투자자가 디파이 선도 기업의 기술을 활용해 BUIDL과 같은 토큰화 실물자산을 자가 보관(Self-custody)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미치닉 블랙록 디지털자산 글로벌 총괄은 “시큐리타이즈와 함께한 이번 협업은 토큰화 자산과 디파이의 융합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BUIDL의 유니스왑엑스 통합은 토큰화 달러 수익형 펀드와 스테이블코인 간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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