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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대신 수시 블록딜…‘PEF 엑시트’ 바뀐다[시그널]

베인, 클래시스 지분 8.25% 처분
크레센도·맥쿼리PE도 쪼개팔기
M&A시장 위축 속 대형 딜 쉽잖아

  • 이충희 기자 이덕연 기자
  • 2026-02-25 15: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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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서울경제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서울경제

국내 자본시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이 유연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경영권을 한 번에 넘기는 통매각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았으나 최근에는 지분을 수시로 잘라 파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EF 베인캐피털은 이날 미용 의료기기 상장사 클래시스(214150)의 지분 8.25%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베인은 시가 대비 약 11% 할인된 주당 6만 원에 지분을 털어내면서 총 3243억 원을 회수했다. 주관사 JP모간이 전세계 약 80개 기관투자가들에게 이번 클래시스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인은 2022년 클래시스 경영권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인 뒤 2024년부터 경영권 매각을 시도해왔다. 다만 클래시스의 시가총액이 워낙 높아진데다 인수 후보군들과의 눈높이 차이가 커 먼저 지분 분할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베인은 지난해 5월에도 클래시스 지분 5.93%를 약 2275억 원에 블록딜로 매각하는 등 두 차례의 블록딜로만 5500억 원 이상을 회수, 최초 투자 원금(약 6700억 원)에 준하는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약 46%를 보유해 향후 경영권 통매각을 통한 대규모 추가 회수 가능성도 남겨뒀다.

맥쿼리자산운용도 단계적 지분 매각을 통해 완벽한 투자금 회수를 이뤄냈다. 2020년 약 1조 원을 투입해 LG CNS 지분 35%를 확보한 맥쿼리는 지난해 2월 LG CNS가 상장할 당시 구주 매출로만 약 6000억 원을 회수했다. 이어 8월과 11월, 올 1월 세차례 단행한 블록딜을 통해 잔여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총 1조 3300억 원을 추가 회수했다. 통매각 없이 수시로 지분을 잘라 파는 전략만 활용해 원금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둬들인 것이다.

반도체 장비 기업 HPSP(403870)의 대주주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역시 올 1월 10.01%(2955억 원), 2월 9.05%(3177억 원)에 해당하는 블록딜을 단행했다. 2017년 약 100억 원의 투자로 이 회사 지분 51%를 확보했던 크레센도는 올 들어서만 두 차례 블록딜을 통해 대규모 수익을 추가 확정 짓게 됐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약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수익률은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PEF들이 경영권 통매각 대신 블록딜을 통한 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은 최근 위축된 인수합병(M&A) 시장 환경과 맞닿아 있다. 국내에서 조 단위 대형 매물을 한 번에 인수할 전략적투자자(SI)가 드문 데다, 금리 인상 여파로 인수금융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대형 딜 체결이 예전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한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기관들의 관심이 커진 점은 블록딜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수십 개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공동 세일즈 여건이 개선되면서 굳이 단일 원매자를 찾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지분을 소화하기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비슷한 여건에 놓인 다른 상장사들도 유사한 방식의 지분 매각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현재 PEF가 대주주이면서 수년 내 잠재 매물로 분류되는 주요 상장사로는 한온시스템(018880)·남양유업(003920)(한앤컴퍼니), 한샘(009240)·하나투어(039130)(IMM PE), 엠앤씨솔루션(소시어스·웰투시인베), 롯데손해보험(000400)(JKL파트너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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