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자녀 명의 계좌가 최근 1년 새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시장 활황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하면서 부모가 자녀 명의로 자산을 운용하려는 수요와 주식 투자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동시에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토스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 계좌 개설 건수는 18만 48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만 8738건) 대비 약 9.6배(863%)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2월 계좌 개설 수가 10만 2605건으로 급증한 뒤 3월에도 5만 4936건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월 신규 계좌가 급증한 것은 설 연휴 기간 진행된 아이 계좌 개설 이벤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벤트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전반적인 증가 흐름은 뚜렷하다. 지난해 1분기 1만 8738건, 2분기 1만 2875건 수준에 머물던 계좌 개설 수가 3분기 2만 1240건, 4분기 4만 6929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아이 계좌’는 토스증권 기본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부모가 자녀 명의로 개설해 운용할 수 있는 계좌다. 미성년 자녀의 직접적인 요청이 없어도 개설이 가능하며 0세부터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부모는 모바일 앱을 통해 자녀 명의 계좌를 관리하며 주식 투자까지 진행할 수 있다.
미성년 계좌 증가세는 최근 국내 증시 활성화와 맞물려 있다. 반도체 등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개인투자자 유입이 늘었고 이 흐름이 자녀 명의 투자로까지 확장됐다는 해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토스증권을 이용하는 10대 투자자들의 거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우량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삼성전자(39.45%), SK하이닉스(23.96%), 현대차(50.25%) 등은 모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코스피지수 전체 상승률(19.89%)을 앞질렀다.
다른 증권사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올해 1분기 미성년자 계좌 개설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72% 늘었다고 밝혔다. 계좌당 평균 잔액은 1000만 원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에서 10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삼성전자, TIGER 미국 S&P 500 상장지수펀드(ETF), 삼성전자 우선주 순이었다.
투자에 대한 청소년들의 직접적인 관심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토스증권 앱 내에서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 미성년자가 부모에게 계좌 개설을 요청할 수 있는 ‘요청 보내기’ 서비스 이용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부모가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투자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이 부모에게 직접 계좌 개설을 요청하는 기능이다. 올해 2월 11일 출시된 이 기능은 출시 후 3월까지 사용 건수가 20만 3334건에 달했고 이 기능을 사용한 청소년도 12만 9734명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의 주식 투자 관심이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부모가 자녀의 자산을 맡아 학자금 마련이나 저축을 중심으로 자산을 관리했다면 최근에는 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자산 증식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부모가 자녀 명의로 운용하는 주식 계좌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부모에게 직접 계좌 개설을 요청하는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10대 청소년들의 주식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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