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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자금 조달 공식 변화…투자 유치서 자산 매각·유동화로 [시그널INSIDE]

SK넥실리스 투자유치 진전없어
울산GPS 등 소수지분 매각이나
LG엔솔 PRS등 유동화 ‘대세’로

  • 이덕연 기자
  • 2026-05-10 13: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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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오승현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오승현 기자

정부의 중복 상장 규제로 계열사 신규 상장이 어려워진 대기업들이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SK그룹은 발전 기업인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SK엠유) 지분 49%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팔기로 했고 LG화학은 시가총액이 높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활용해 2조 원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은 유상증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용 동박 제조기업 SK넥실리스는 지난해 말부터 3000억 원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했지만 관련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당시 중복 상장 추진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해 매각을 전제로 원금과 수익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중복 상장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 대기업 자회사 투자 유치 딜은 시장에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적격 상장(Q-IPO)이 아닌 다른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일부 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자산 매각과 유동화로 대응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번 달 29일 1조 5952억 원 상당의 울산GPS·SK엠유 지분 49%를 PEF 운용사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과 한투PE 컨소시엄에 넘길 예정이다. 지분 51%로 지배력을 유지한 채 소수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다. 울산GPS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를 겸용으로 사용하는 세계 최초 복합발전소이고 SK엠유는 울산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기업이다. IB 업계에서는 스틱·한투PE 컨소시엄이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상장사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도 활발하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LG에너지솔루션 주식 575만 주를 기초자산으로 국내 다수 증권사와 1조 9981억 원 규모 PRS 계약을 맺었다. PRS는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최초 매입 단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거래 당사자들이 서로 차익을 물어주는 파생상품이다. 주가가 기준가보다 높아지면 기업이 차익을 얻지만 반대로 주가가 내려가면 기업이 손실분을 메워줘야 한다. 주가 등락에 따른 리스크가 있지만 보유 자산을 활용해 일시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화그룹은 유상증자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3월 신규 투자 등을 목적으로 2조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여론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발행 규모를 1조 8000억 원으로 줄였다. 조달 자금은 시설자금과 채무 상환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해외 생산능력 구축 △합작법인(JV) 설립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을 목적으로 2조 9188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IB 업계에서는 상반기 발표될 예정인 한국거래소의 중복 상장 가이드라인을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는 금융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일부 예외 허용 사례를 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PEF 운용사 관계자는 “현재는 가이드라인의 불확실성이 있어 대기업 계열사의 투자 유치 딜(거래)은 사실상 ‘올스톱’이 된 상황”이라며 “가이드라인이 고강도로 나올 경우 기업들은 메자닌(주식과 채권 중간 성격의 상품) 발행이나 자산 매각·유동화 등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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