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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오롱, 디스플레이 코팅액·반도체 기판 사업 판다 [시그널]

핵심소재 중심 사업 재편 착수
매각 주관사 삼정KPMG 선정

  • 김병준 기자
  • 2026-05-10 16: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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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 마곡산업지구에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코오롱 원앤온리(One&Only) 타워’. 코오롱인더스트리
서울 강서 마곡산업지구에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코오롱 원앤온리(One&Only) 타워’.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002020)그룹이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의 산업자재·화학소재군 소속 사업부를 매각한다. 계열사 재무구조와 그룹 전반의 사업성 점검을 끝마치고 사업부 재편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디스플레이 코팅액 및 반도체 패키지 소재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으며 조만간 잠재적 원매자들과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인 디스플레이 코팅액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평탄화와 화소 보호를 위한 오버코트(투명 보호막) 제품을 생산한다. 반도체 패키지 소재 사업은 고성능 기판(PCB)의 핵심 재료인 동박적층판(CCL)용 특수 에폭시 수지 등을 취급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으나 미래 핵심 소재 사업으로의 재편 과정에서 매각 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그룹은 매각가에 대해 열어놓고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이 제안하는 가격을 보고 매각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는 두 사업부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기업을 추가 인수합병(M&A)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볼트온(bolt-on) 전략이 가능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코오롱 사업 재편
코오롱 사업 재편

코오롱그룹이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는 것은 일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을 발굴해 그룹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다. 코오롱그룹은 그간 코오롱글로벌을 필두로 재무 구조 개선 등 고강도 사업 재편을 진행해왔다. 여기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산업자재와 화학부문의 소재 사업부 매각까지 추진하면서 그룹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체제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반도체 PCB 소재 사업까지 매각을 고려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주도하는 사업 재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반도체 소재 사업부는 CCL 소재인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들어가는 특수 에폭시 수지, PCB에 전기회로를 형성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필름형 재료인 드라이 필름 등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PCB 소재 분야는 반도체 산업의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한 만큼 사모펀드(PEF) 등 투자 회사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그룹의 지난해 딜로이트안진을 선정해 사업 재편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을 주축으로 계열사 통합, 자산재평가, 계열사 공개매수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컨설팅 결과 코오롱글로벌 등 주력 계열사들의 재무 구조가 그룹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자산재평가를 통한 장부가 개선, 부실 계열사 통폐합, 유휴 부동산 매각 방안 등이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약 332%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부채 의존도를 나타내는 재무 지표다. 통상 100% 이하를 우량 기업, 200% 이상은 위험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미 그룹이 보유한 일부 부동산은 적극적으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그룹은 올해 초 서울 강남 카푸치노 호텔을 비롯해 수도권의 인재개발센터 등 유휴 부지 매각에 착수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18홀 규모 회원제 골프장 우정힐스CC도 지난해부터 인수자를 찾고 있다. 두 자산을 성공적으로 매각할 경우 약 30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코오롱그룹이 기존 자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전략 산업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그룹의 주력 사업인 건설·자동차·화학·섬유 모두 경기 변동성에 취약하고 성장성이 제한적이다. 신사업으로 꼽히는 바이오·수소·2차 전지 분야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간 코오롱그룹은 화학이나 섬유 쪽에서 강점이 있었는데 이제는 첨단 산업 쪽으로 집중하기 위한 차원으로 안다”며 “재무 구조 문제와 기존 사업부가 지지부진한 영향도 리밸런싱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코오롱,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등기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코오롱 오너 일가가 ㈜코오롱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웅렬 명예회장이 2019년 경영 일선에서 퇴진한 후 처음이다. 코오롱그룹의 승계는 이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코오롱 지분(49.74%)이 아들인 이 부회장에게 넘어가야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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