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이 고려아연의 2019년 청호컴넷 사모사채 인수 경위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이 당시 본업과 무관한 청호컴넷 사모사채 약 70억 원을 인수한 뒤 이후 고려아연이 대부분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자금이 청호컴넷의 상환 부담을 해소하는 데 사용됐다는 게 영풍 측 입장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2019년 2월 청호컴넷의 사모사채 약 70억 원을 인수한 후 같은 해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펀드 자금이 다시 청호컴넷의 상환 문제 해결에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18일 밝혔다. 영풍은 이 거래 이후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대한 6000억 원대 출자로 이어진 출발점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영풍에 따르면 청호컴넷은 당시 자본잠식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상태였다. 청호컴넷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가 소유한 회사로 영풍은 고려아연이 본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회사의 사채를 인수한 배경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영풍이 문제 삼는 부분은 사모사채 인수 이후의 자금 흐름이다. 영풍은 “지 대표가 2019년 5월 말 원아시아파트너스를 설립한 뒤 고려아연이 94.64%를 출자한 코리아그로쓰제1호 펀드 자금 약 100억 원을 청호컴넷 및 관계사의 자금난 해소에 사용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이 먼저 청호컴넷 사모사채를 인수한 뒤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이 청호컴넷의 상환 문제 해결에 쓰였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영풍은 이를 두고 ‘고려아연 돈으로 고려아연 빚을 갚은 구조’라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거래가 실제로 고려아연에 손실을 발생시켰는지 당시 사채 인수와 펀드 출자가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결정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의 모든 투자 결정과 출자는 관련 법령과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한 사안”이라며 “보유 자금의 일부를 채권과 펀드 등을 비롯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건 많은 기업에서 확인할 수 있는 수익 다각화 전략이자 자산 운용 방식”이라고 전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출자한 점도 함께 문제 삼았다. 영풍 측 주장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윤범 사내이사의 사장 재임 기간인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 총 5600억 원을 출자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한 8개 펀드 가운데 6개 펀드는 고려아연이 96% 이상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단독 펀드였다는 설명이다.
영풍은 고려아연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당시 사모사채 인수와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과정에서 어떤 검토를 거쳤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영풍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원아시아파트너스·이그니오홀딩스 관련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투자 경위와 손실 여부를 다투고 있다. 영풍은 “왜 고려아연이 신생 사모운용사였던 원아시아파트너스에 6000억 원대 자금을 출자했는지, 그 과정에서 최윤범 사내이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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