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장기간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에 대규모 정책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와 시장 활성화 정책까지 병행 추진하면서 인공지능(AI), 바이오,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중심의 코스닥 시장이 새로운 수급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16포인트(4.99%) 오른 1161.13에 마감했다. 0.4% 상승에 그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는 2거래일 연속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 효력 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급등의 배경으로 국민성장펀드 판매 개시에 따른 정책자금 유입 기대가 반영된 것을 꼽았다. 국민성장펀드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 정책펀드로 국민 자금 3조 원을 포함해 5년간 150조 원 규모로 조성된다. AI·반도체·바이오·로봇·2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
특히 투자 비중 구조상 코스닥 시장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성장펀드는 자산의 10%를 코스피에, 30%를 코스닥과 비상장주식에, 60%를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첨단전략산업 기업 상당수가 코스닥 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코스닥 투자 비중은 명시된 30%를 웃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단순히 특정 업종 수혜를 넘어 장기간 침체됐던 코스닥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효과 또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코스피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코스닥 종목은 상승세가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가 올 들어 82.09% 상승한 동안 코스닥은 945.57에서 1161.13으로 22.79%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우선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1400조 원에 달하는 67개 연기금의 운용 평가 기준(벤치마크)에 코스닥지수를 5%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연기금의 기준 수익률은 코스피로만 구성돼 코스닥은 사실상 사각지대였다. 이 같은 기준 변경에 따라 현재 5조~6조 원 수준인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규모가 10조~20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도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세그먼트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 우량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남아 있도록 유인을 제공하고 부실 기업은 정리해 시장 체질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 시장의 새로운 장기 수급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책자금의 특성상 단기 차익보다는 중장기 성장 산업 중심의 투자 성격이 강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자금 공급의 목적을 감안한다면 코스닥 기술 성장 상장기업과 코스닥 벤처 펀드 투자 가능 기업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닥 상장기업들 중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이 집중된 제약·바이오, 정보기술(IT), 로봇, 우주항공 기업도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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