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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알리도 티저 수령”…홈플러스 M&A 새국면 [시그널]

■ 삼일, 국내외 SI 10여곳에 발송
대형마트 67개로 작년 절반 수준
통매각·알짜 부동산 분할 ‘투트랙’
가격 부담 줄여 M&A 가능성 높여
이번에도 무산 땐 청산 밟을 수도

  • 이충희 기자
  • 2026-05-31 14: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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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매장 전경. 홈플러스
홈플러스 매장 전경. 홈플러스

법원 회생 계획 인가 시한을 한 달 남짓 남겨둔 홈플러스가 경영권 매각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대폭 줄이면서 인가전 인수합병(M&A)의 허들을 낮추는 등 새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원매자들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진 가운데, 이번 매각마저 무산되면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은 국내외 10여 곳 유통업계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 투자설명자료(티저 레터)를 발송하고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농협, 롯데, 신세계, CJ 등 온·오프라인 국내 주요 유통 대기업들을 비롯해 중국의 알리와 테무 등도 티저 레터를 수령했다. 삼일은 일부 SI들과 직접 만나 사업 구상을 설명하는 등 매각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M&A 성사 가능성을 지난해 시도 때 보다는 높게 본다. 인수의 법적 허들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채무자회생법상 인가전 M&A의 매각 대금은 회사를 당장 처분할 때의 가치인 청산가치보다 높아야 한다. 지난해 매각 시도 당시 삼일의 조사보고서상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 6816억 원에 달했다. 이는 원매자들에게 높은 장벽으로 작용했다. 당시에는 대형마트 126개, 익스프레스 308개 등 비대한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홈플러스가 최근까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몸집이 가벼워진 게 이번 M&A에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익스프레스 사업부 전체를 하림그룹에 매각하기로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데 이어, 대형마트 역시 실적이 저조한 매장 수십 곳의 문을 닫고 있다. 그 결과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된 대형마트 매장 수는 67개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매각 측은 원매자의 가격 부담을 더 낮추기 위해 투트랙 전략도 가동한다. 잔존 사업부 전체와 온라인몰을 묶어 파는 통매각 안과 주요 지역의 알짜 부동산을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입지가 좋은 부동산 자산은 시행사 등이 따로 인수해 갈 수 있어, 본체 몸값은 더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최종 흥행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황의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근본적 한계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MBK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간 협의 불발로 1000억 원 규모 단기 대출을 확보하는데 실패하면서,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유입되기 전까지 당장 운영 자금마저 고갈된 리스크도 안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가 인수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매각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당장 회사가 마주한 최악의 유동성 위기도 자리 잡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임직원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을 정도로 운영자금이 바닥난 상태다. 매각 측이 5월 29일 채권자협의회 설명회를 열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청산가치 하락·수익성 개선안을 제출하며 채권단 설득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다.

만약 법원이 정한 7월 3일 가결 기한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홈플러스는 결국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IB 관계자는 “법원이 한 차례 더 회생 기간을 연장해 최대 9월까지 가결 기한을 늦추더라도, 뾰족한 정상화 방안이 없다면 독자 생존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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