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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본사 직접 나선 칼라일, 이지스운용 품나[시그널]

자체자금 투입 ‘1조 이하’ 인수 협상
亞 부동산·인프라 거점 활용 계획
힐하우스 우협 박탈에 판 바뀌어
이지스 주주대표 측은 1.1조 고수
가격 눈높이 차이 극복해야 성사

  • 이충희 기자, 김병준 기자
  • 2026-06-03 13: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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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이지스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이지스자산운용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 그룹이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칼라일은 본사 자금을 직접 투입해 1조 원 아래에서 인수를 마무리한 뒤, 이지스를 자회사로 두고 동아시아 부동산·인프라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지스 주주대표 측은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힐하우스캐피탈의 제시가 1조 1000억 원을 고수하고 있어 협상이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미국 본사의 자체 자금을 활용해 이지스를 직접 인수한다는 구상 아래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를 통해 인수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칼라일은 이지스가 펀드를 통해 보유한 주요 자산과 회계 장부 등을 토대로 이미 초반 실사를 마쳤다. 그러면서 기업가치를 1조 원 아래로 평가하고 주주 측과 본격적인 가격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측의 한 관계자는 “현재 칼라일이 이지스 주주 대표 측과 직접 협상을 이어가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국 본사에서 인수 실사를 벌인 만큼 가격 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일이 이지스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든 건 것은 본사 차원의 전략과 시장 상황이 맞물린 복합적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칼라일은 다른 글로벌 대형 PEF들에 비해 아시아 부동산·인프라 부문 포트폴리오가 다소 취약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국내 1위이자 아시아권에서도 손꼽히는 이지스를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유력 원매자였던 힐하우스가 우협 지위를 박탈당하며 기류가 급변한 것 역시 칼라일의 인수 의지를 당기는 촉매제가 됐다. 당초 매각 측은 인수가 1조 1000억 원을 제시한 힐하우스를 우협으로 선정하며 거래를 빠르게 매듭짓는 듯했다. 힐하우스 역시 펀드를 조성하고 인수금융을 더하는 등 자금 조달 구조를 모두 확립한 상태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국은 힐하우스가 중국계 자본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점 외에도, 대출 중심의 인수 구조에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이지스의 배당금으로 인수 대출을 갚는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구조가 될 경우, 회사의 질적 성장보다는 단기 차익 회수와 재매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여기에 최대 출자기관(LP)인 국민연금이 매각을 탐탁치 않게 여긴데다, 본입찰에서 1조 500억 원을 적어낸 흥국생명이 매각 측을 경찰에 고소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힐하우스는 이 같은 리스크 속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단기간 내 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 계약금 1000억 원을 납입하지 않았다. 이에 매각 측은 새 원매자를 찾아 나섰으며 칼라일이 적극 나서면서 현재의 상황이 펼쳐진 것으로 보인다. 입찰에 참여해 아쉽게 고배를 들었던 흥국생명은 인수 의지는 사실상 떨어진 상황이다.

IB 업계에서는 칼라일이 본사 자금을 전면에 내세워 인수를 시도하는 만큼 금융당국의 심사 통과에도 다소 명분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운용사가 외국계 자본에 넘어간다는 반감과 주주 대표 측이 원하는 가격을 맞출 수 있느냐가 거래 성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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