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만 1조 달러(1500조 원)가 넘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브룩필드가 150조 원 규모의 엔비디아 공동 펀드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초대형 투자를 본격화하겠다고 4일 예고했다. 첨단 제조업을 바탕으로 반도체·인공지능(AI)·전력기기 등 글로벌 미래 산업의 밸류체인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을 주요 투자처로 낙점하고, 기술 리더십을 쥔 국내 대기업들과의 ‘메가 딜’에 자금을 쏟아붓겠다는 구상이다.
브룩필드는 최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글로벌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박준우 브룩필드 한국 대표는 “본사 임원 회의에서 한국을 전 세계 국가 중 꼭 투자해야 할 ‘톱3’로 꼽는다”며 “현재 17조 원 규모인 한국 투자 자산을 2030년까지 30조 원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보다 더욱 공격적인 투자 목표도 제시하며 “최대 300억 달러(약 45조 원)를 한국에 투자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브룩필드의 글로벌 최고경영진이 한국 시장에 부여하는 신뢰와 자금 지원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실제 최근 서울을 찾은 브루스 플랫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역시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투자 기회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브룩필드의 이 같은 적극적인 투자 행보는 여러 분야 제조업의 첨단화를 이끌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과 맞물려 향후 막대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브룩필드는 경영권을 인수한 뒤 통제하는 다른 경영권 인수 전문 사모펀드의 방식보다는 대상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파트너십 모델’을 핵심 무기로 내세운다. 박 대표는 “펀드와 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시너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브룩필드가 미국 인텔의 반도체 공장 건설을 지원하고 도이치텔레콤과 인프라 관련 합작사를 설립한 사례처럼, 글로벌 톱클래스 기업들과 손잡고 파트너십 투자를 강화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글로벌 빅테크들과 손잡고 최근 가동한 초대형 블라인드 펀드들이다. 특히 브룩필드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최대 1000억 달러(약 150조 원) 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기획해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박 대표는 “엔비디아와 손잡은 AI 인프라 펀드는 물론, 본사의 핵심 축인 ‘글로벌 에너지 전환 펀드(BGTF)’를 가동해 국내에 전방위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룩필드는 2021년 이후 최근까지 한국 시장에서 IFC서울을 비롯해 SK에어플러스의 이천 반도체공장 산업가스 시설, SK그룹 내 특수가스 패키지 등 주로 실물 자산과 인프라 시설에 투자해왔다. 박 대표는 “현재도 국내 상위 20개 그룹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며 여러 투자 건을 논의 중”이라며 “액티브하게 진행되는 조 단위 투자 건만 5건 정도 된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브룩필드가 이처럼 한국을 아시아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낙점한 배경에 대해 본사가 주목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인 디지털화, 탈탄소화,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을 한국이 완벽히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고도화된 첨단 인프라를 갖춘 파트너로 한국의 대기업들을 지목하고 있다”며 “본사에서도 한국을 단순히 아시아의 한 국가가 아니라, 글로벌 테크 체인을 뒤흔들 수 있는 핵심 엔진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브룩필드는 최근 컨티뉴에이션 펀드로 자산 이관이 마무리된 여의도 오피스 ‘IFC서울’을 향후 5~7년간 계속 보유할 것임을 시사했다. 앤드류 버치 브룩필드 동아시아 부동산 총괄 파트너는 “부동산 사이클(5~7년)이 한번 더 돌 동안 이 자산을 계속 보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외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새로운 지분 참여를 바탕으로 새 판을 짠 만큼, 향후 IFC서울의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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