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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AI가 바꾸는 부동산 개발, ‘감’에서 데이터로

■엄국진 EY-파르테논 파트너 겸 부동산팀 리더

  • EY-파르테논 파트너 겸 부동산팀 리더
  • 2026-06-08 18: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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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국진 EY-파르테논 파트너 겸 부동산팀 리더
엄국진 EY-파르테논 파트너 겸 부동산팀 리더

부동산 개발사업은 오랫동안 경험과 직관, 이른바 ‘감’에 의존하는 산업으로 인식돼 왔다. 토지 확보부터 인허가, 금융, 시공, 분양에 이르는 전 과정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자산 유형과 시장 상황에 따라 결과와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비표준적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확산은 이러한 전제를 바꾸고 있다. 부동산 개발은 경험 중심 산업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검증하는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해외에서 먼저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기업 오픈도어(Opendoor)는 수백만 건의 거래 데이터와 현장 조사 정보를 학습한 AI 가격 엔진을 통해 주택 가치를 실시간으로 산정하고 매입·매각 의사결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전문가의 경험에 의존하던 영역이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거래 속도와 정확성,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모습이다.

또 다른 부동산 플랫폼인 질로우(Zillow)는 위치와 물리적 특성, 거래 이력, 이미지 데이터를 결합한 모델로 주택 가치를 자동 산출하며 오차율을 2% 내외 수준까지 낮췄다. 전통적으로 감정평가사와 브로커의 경험에 의존하던 시장이 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개발과 설계 단계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프랑스 건설사 부이그(Bouygues)는 생성형 AI 설계 기술을 활용해 수천 개의 설계안을 동시에 시뮬레이션하고 최적 구조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자재 사용량을 줄이고 설계 기간과 공사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운영 단계에서도 ‘스마트 빌딩’이 상용화되면서 존슨 컨트롤즈(Johnson Controls)는 AI 기반 빌딩 플랫폼을 통해 건물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자동 제어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 유지보수 비용을 약 20% 절감했다.

이처럼 AI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부동산 개발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금리와 공사비, 분양률 등 주요 변수를 개별적으로 검토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변수 간 상호작용을 반영한 시나리오 분석이 가능해졌다. 사업성뿐 아니라 공사 지연과 분양 실패 같은 리스크를 동시에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또한 금리 변동과 분양 지연 등 다양한 시장 변수를 반영한 현금흐름을 다양한 시나리오로 분석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자금 구조 설계가 가능해졌다.

결국 부동산 개발은 더 이상 건설과 분양에 머무르지 않는다. ‘경험의 산업’에서 ‘계산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되며,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설계하고 유지하는 과정으로 확장되고 있다. 투자 관점에서도 개별 개발사업의 성공 경험만을 평가하기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체계화하고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역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AI 활용 수준은 부동산 개발 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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