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다. 6월 국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 초에 비하면 코스피는 7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코스피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한때 9000선 돌파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이처럼 지수가 급격히 상승하는 환경 변화는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골칫거리다. 사실 2025년 2분기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은 변동성만 크고 기대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아 글로벌 자산배분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 이러한 국내 주식시장의 특징은 ‘경기 순환적(Cyclical) 산업 구조’와 ‘미흡한 주주 친화 정책’ 때문이었다.
그런데 국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두 요소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 미흡했던 주주친화 정책은 상법·세법·자본시장법 개정 논의를 통해 선진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시대의 핵심 병목 지대로 꼽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 역시 장기 공급계약 확대와 구조적 수요 증가에 힘입어 과거와 같은 전형적인 경기 순환 산업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들어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국내 주식, 특히 반도체 산업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는 국내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26년도와 2027년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이전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비슷한 현상은 생애주기펀드(TDF) 시장에서도 관찰된다. 금융투자협회 펀드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TDF 전체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2025년 1분기 말 2.81%에서 2026년 1분기 말 9.12%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주식 비중은 56.33%에서 50.92%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TDF 전체 순자산총액은 약 28조 원이며, 상품 수도 570여 개에 달한다. 이러한 규모를 고려하면 TDF 내 국내 주식 비중 확대는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린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경제적 효과만을 고려하는 TDF 운용역들의 컨센서스 또한 국내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상향 조정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국내 주식의 기대수익률 상향 조정 움직임과 관련해 주의할 부분도 있다. 국내 주식 기대수익률의 상향 조정 움직임이 2025년 이후 반도체 업종의 급격한 이익 증가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주친화 정책이 정착하는지, 반도체 산업의 경기 순환적 속성이 구조적으로 완화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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