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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수익보다 가족 관계 지속가능성…변화하는 승계 트렌드 [시그널]

가족관계 붕괴, 승계의 실패
‘가족위원회’ 해답으로 제시
가족헌장으로 공통목표 확인
“승계 절차 가급적 일찍해야”

  • 김병준 기자
  • 2026-06-12 15: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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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정 LGA(Lansberg Gersick Advisors) 어드바이저가 12일 서울 중구 알더인베스트먼트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클레어 정 LGA(Lansberg Gersick Advisors) 어드바이저가 12일 서울 중구 알더인베스트먼트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자문사 LGA(Lansberg Gersick Advisors)의 클레어 정, 토마스 앙 파트너가 패밀리 비즈니스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승계 과정이 기존에는 가족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 등 성과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보다 지속 가능한 가족 관계에 주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LGA는 전 세계 가족기업을 대상으로 거버넌스와 오너십 구조, 차세대 교육을 자문해온 글로벌 컨설팅 회사다. LGA는 글로벌 멀티 패밀리오피스인 알더인베스트먼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 시장에서 협력하고 있다. LGA가 컨설팅을 담당하고 알더인베스트먼트가 자산관리를 도맡는 형태다. 정 파트너는 12일 서울 중구 센터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최근에는 가족 관계가 어떻게 하면 지속될 수 있는지, 시스템을 통해서 다음 세대로 승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토마스 앙 LGA 파트너가 12일 서울 중구 알더인베스트먼트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토마스 앙 LGA 파트너가 12일 서울 중구 알더인베스트먼트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LGA는 가족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가족위원회’를 해답으로 제시했다. 가족위원회는 기업의 이사회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가족 헌장을 통해 가족의 기본 원칙, 가족의 가치를 명확히 하고 여기에 입각한 위원회를 설립해 투자 관리부터 자선 프로젝트 등 가족 자산관리에 대해 논하는 조직이다. 앙 파트너는 “승계의 가장 큰 문제는 관계의 붕괴에서 온다”며 “형제·자매가 같이 일하는 게 아니더라도 함께 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A는 최근 아시아의 한 유력 가문과 이틀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각자 다른 사업을 운영하는 삼남매가 미래와 승계에 대해 고민하는 첫 자리였다. 흩어진 사업들을 형제로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자녀들의 창업 기회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패밀리오피스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합의로 만들어냈고 그 이후 가족 헌장까지 논의했다.

LGA는 승계 논의는 가급적 일찍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 파트너는 “과거에는 (부모가) 서프라이즈처럼 공개했는데, 가족들 간 갈등과 혼란이 많이 야기된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10~20년을 내다보고 승계 계획을 미리 공유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중”이라고 했다. 앙 파트너는 “승계 논의는 일찍 하면 할수록 좋다”며 “장기간 존속한 해외 가문들을 보면 가족과 소유·비즈니스를 각각 다른 규칙으로 관리하는 구조를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제도화했다”고 짚었다.

두 파트너는 한국 가족기업에 대해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지만 아직까지 승계 준비는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정 파트너는 “상속세 문제도 있지만 한국 가문은 승계에 대한 준비, 다음 세대에 대한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차세대 준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교육과 경험, 역할 정의 없이 소유권만 이전되면 재산은 남아도 가문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 파트너는 “글로벌 가족기업들은 패밀리 아카데미를 구성해 나이에 맞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자선 활동부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모의로 연습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승계 리스크를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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