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500조 원 시대를 열며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올해 들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반면 코스닥 시총은 지수의 약세와 함께 감소하면서 국내 ETF 도입 이후 처음으로 ‘골든크로스’가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으로 국내 ETF 총 순자산은 519조 7474억 원으로 같은 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499조 3039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 ETF의 시총 역시 이달 26일 기준 502조 4556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같은 날 코스닥 시총(478조 7472억 원)을 20조 원 이상 웃도는 수치다.
국내 ETF 순자산이 코스닥 시장을 넘어선 것은 2002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ETF가 처음 상장된 이후 처음이다. 첫 역전은 이달 23일 발생했다. 당시 코스닥 시가총액은 전일 543조 8033억 원에서 500조 9414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ETF 순자산도 532조 9747억 원에서 501조 3869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코스닥 지수 대비 제한된 낙폭으로 인해 코스닥 시총 규모를 넘어섰다.
올해 ETF 시장의 성장세는 한층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 297조 2703억 원이던 ETF 순자산은 올해 1월 300조 원을 넘어섰고 4월에는 400조 원, 5월에는 500조 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상품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달 26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는 1142개로 코스닥 상장 종목(1822개)과의 격차를 좁혔다. 올해에만 약 100개의 ETF가 새로 상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계속해서 위축되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총은 올 4월 27일 679조 5452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에는 코스닥 시가총액이 ETF 순자산(427조 4658억 원)보다 250조 원 이상 많았지만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600조 원 아래로 내려온 데 이어 이달 25일에는 500조 원을 하회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의 부진으로 코스피에 비해 부실한 펀더멘털이 지적되지만, 시장의 쏠림 또한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주로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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