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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D-9…메리츠 회수 시나리오 ‘우량자산 선별매각’ [시그널]

홈플 점포 중 알짜 선별 관측
자산매각 형태, 고용 불투명
복잡한 이해관계 풀어야

  • 이영호 기자
  • 2026-07-08 17: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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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서울경제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서울경제

홈플러스 즉시항고 기간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메리츠금융그룹의 원리금 회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홈플러스의 우량자산을 선별 매각하는 이른바 ‘굿뱅크·배드뱅크’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는 고용승계 이슈부터 파산관재인, 채권단 간 이해관계까지 조율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직후 홈플러스로부터 담보물인 점포 62개에 대한 대지 면적과 부채 현황 등 상세 자료를 수령해갔다. 담보자산 현황을 파악하고 이 가운데 우량자산을 선별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메리츠가 회수해야 할 원리금은 약 1조 3000억 원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17일까지 운영자금 2000억 원을 조달하지 못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 파산 선고 후에는 법원 측 파산관재인이 청산 절차를 주도하지만, 62개 점포 담보권을 쥔 메리츠가 실질적인 매각 작업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회수 시나리오로는 우량·부실 자산을 갈라 처리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 거론된다. 대형마트 등이 인수할 만한 알짜 점포는 ‘굿뱅크’로 묶어 우선 매각하고, 매각이 어려운 나머지 자산은 ‘배드뱅크’로 분류해 부동산 가치 중심으로 개별 처분하는 구조다. P&A는 본래 부실 금융기관의 자산과 부채를 묶어 인수자에게 넘기는 정리 방식을 말한다. 홈플러스의 경우 우량 자산만 골라 파는 자산매각에 가깝지만, 업계에서는 우량과 부실을 나눠 처리한다는 점에서 P&A에 빗대고 있다.

자산매각 방식에서는 고용승계가 후순위로 밀리기 쉽다. 사업을 통째로 넘기는 영업양수도와 달리 자산 자체가 거래 대상이어서 인수자에게 고용을 승계할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홈플러스 노조가 고용 유지를 핵심 요구로 내세우고 있어, 노조 반발과 고용 문제가 협상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인수자는 그만큼 매각가 할인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2년 사이 크게 하락한 담보가치 평가도 매각 변수다. 2024년 5월 메리츠는 매장의 담보가치를 4조 7828억 원으로 잡았지만, 회생 이후에는 1조 5000억~1조 6000억 원대로 낮췄다. 반면 법원 측 감정인 삼일회계법인은 2조 8174억 원으로 보면서 큰 시각차를 보였다.

해당 담보가치는 메리츠가 DIP 금융(회생기업 대출) 추가 지원을 거절한 근거이기도 하다. 신탁자산 가치 1조 5000억 원에서 메리츠(선순위·약 1조 3000억 원)와 하나증권(중순위·1500억 원)의 채권액을 빼면 추가 담보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담보가치 하락은 가격 인하로 돌아올 수 있다. 메리츠가 추산한 담보가치 1조 5000억 원이 사실상 매각가 상한선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보가치와 채권단 원리금이 근접해 있어 할인 매각 시 원리금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메리츠는 매각 방식과 가격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풀어가야 한다. 신속한 매각을 위해 매각가를 크게 낮추면 손실을 우려한 다른 채권자들이 반발할 수 있고, 매각가를 높게 부르면 딜 장기화로 공실과 운영비가 누적되면서 자산가치 훼손 위험에 노출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로선 홈플러스 채권을 보다 확실하면서도 신속하게 회수해야 하지만 고용 문제와 협력사, 법원 파산관재인과의 원만한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라며 “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 평판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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