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개미들은 오히려 미국과 홍콩의 2~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절반이 레버리지 ETF로 채워질 정도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주일(7월 3일~9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1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SOXL)’였다. 순매수 결제금액은 15억 5383만 달러(약 2조 3307억 원)에 달했다. 2위는 한국 증시를 기초지수로 하는 3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코리아 불 3배(KORU)’로 1억 3892만 달러(약 2084억 원)어치 사들였다. 샌디스크의 일일 주가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TRADR 2배 롱 SNDK 데일리 ETF’도 1억 1267만 달러(약 1690억 원)가 유입되며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순매수 상위권은 레버리지 ETF가 사실상 휩쓸었다. 나스닥1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QLD)’에는 8337만 달러(약 1251억 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2배로 추종하는 ‘라운드힐 티렉스 2X 롱 DRAM 데일리 타깃 ETF(RAM)’에는 7005만 달러(약 1051억 원)가 각각 순유입됐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가 2~3배 레버리지 ETF인 셈이다.
특히 지난달 상장한 RAM ETF는 출시 직후부터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지난달 26일부터 전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RAM ETF를 2억 6656만 달러(약 4000억 원) 순매수했다. RAM ETF의 운용자산(AUM)은 7억 5111만 달러(약 1조 1267억 원)까지 불어났다.
홍콩도 상황은 유사하다. 개미들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CSOP SK하이닉스 데일리(2X) 레버리지’를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SK하이닉스가 2일 전일 대비 14.57% 급락한 날 해당 ETF는 홍콩 주식 순매수 2위(23억 6000만 원)를 기록했고, 7일(-6.06%)에는 635만 달러(약 95억 3000만 원), 8일(-5.68%)에는 1276만 달러(약 191억 4000만 원)가 유입되며 순매수 1위에 올랐다. 낙폭이 커질수록 레버리지 상품으로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레버리지 ETF는 손실도 수익만큼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 수석매니저는“시장 흐름이 개인투자자가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바뀌는 만큼 방향을 잘못 판단하면 손실도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며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 변동성을 활용하는 투자 수단이어서 위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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