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가 첫 거래일 공모가 대비 13% 이상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미국 프리미엄’이 국내 종가 대비 16% 벌어지며 코스피 본주 주가 흐름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ADR 상승률이 본주에 온전히 반영되기는 힘든 만큼, 프리미엄 격차와 본주 공매도 흐름을 좇아 시나리오별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000660) 미국예탁주식(ADS)은 공모가(149달러) 대비 13.1% 오른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DS 1주가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하는 점에 미뤄 종가를 원화로 환산하면 한국 1주당 약 253만 3000원에 해당한다. 10일 한국거래소의 SK하이닉스 종가 218만 원보다 약 16.2% 높은 수치다. 때문에 국내시장에 상장된 본주도 ADS 주가를 따라 상승 흐름을 탈지 관심이다.
증권가에서는 ADR 프리미엄의 본주 이전 수준에 관해 다양한 전망이 오간다. 글로벌 자본의 거래 편의성과 본주와 ADR 간 전환 한계로 일정한 프리미엄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프리미엄 수준에 관해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뚜렷한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프리미엄 격차를 5~10%로 예상했고 여타 기관 중에서는 최대 30%대까지 내다본 경우도 있다. UBS는 ‘국내 주식을 팔고 ADR을 매수하라’는 차익거래 전략을 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도주의 ADR 상장 사례가 드물고 비교군 역시 TSMC 외 찾기 힘든 만큼 섣부른 예측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ADR과 국내 본주의 향방과 가격차는 물론 본주 공매도 등 수급 환경 전반을 면밀히 관찰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잔고는 이미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선반영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 23일부터 7월 8일까지 SK하이닉스 대차잔액은 31.4%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11.7%를 크게 웃돈다. 외국인이 ADR과 차익거래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국내 본주 공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은 상장 이후 주가 및 수급 흐름에 따른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본주 대차잔액 흐름을 핵심 지표로 꼽았다. 먼저 ADR 프리미엄 확대 속 본주가 동반 상승하는 시나리오다. 상장 전 구축했던 본주 공매도가 청산되며 미국 가격이 한국에 전이된다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이 관찰될 시에는 SK하이닉스 본주 추가 매수를 권했다. 반면 ADR 프리미엄 확대 속 본주가 횡보한다면 국내 본주와 ADR 간 가격 분절이 선반영 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이 경우에는 추격매수보다는 적정 프리미엄 수준을 확인할 때까지 관망하는 게 낫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확대 속 본주가 약세를 보이고, 대차잔액이 증가한다면 SK하이닉스 비중 축소를 고민해야 한다. 미국 ADR을 향해 국내 본주 자금이 이탈한다는 신호로, 이 때는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 만일 주가 흐름과 관계 없이 ADR 프리미엄 자체가 사라진다면 상장에 따른 단기 수급 왜곡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이 경우 펀더멘털 기준으로 주가가 복귀한다는 뜻인 만큼 ADR을 고려할 이유가 사라진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는 ADR 프리미엄 확대와 동시에 본주가 횡보하는 것을 꼽았다. SK하이닉스 비중 유지 전략이 현실적이라는 관측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비중 유지를 기본 전략으로 삼고 향후 기존 공매도 청산과 미국 프리미엄이 국내 본주로 전이되는지를 살피며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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