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2주 연속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7000선 아래로 내려오는 등 급락 국면으로 진입한 이후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 재배분) 매도 압력이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 등은 이번 주(13~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0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난주(88억 원)에 이어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13일 9% 가까이 급락한 뒤 이틀간 반등했다가 16일 다시 6% 넘게 밀리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연기금은 앞서 5~6월 두 달 동안 5조 원 넘게 팔아치웠지만, 최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연기금의 사자세는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이번 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1412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SK이노베이션(1035억 원), 삼성전자(805억 원), S-Oil(501억 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하나금융지주(447억 원), 삼성화재(380억 원), DB손해보험(266억 원) 등 금융주에도 선별적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면 SK스퀘어는 103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가장 큰 매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LG이노텍(-606억 원), 현대차(-391억 원), 현대로템(-339억 원), 삼성생명(-278억 원), KB금융(-210억 원), 한화오션(-204억 원) 등을 순매도했다.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 등 일부 레저주에 대한 차익실현도 이어졌다.
직전 주와 비교하면 연기금의 저가 매수 기조는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주에는 SK하이닉스(1109억 원), 삼성전자(720억 원), S-Oil(793억 원) 등을 순매수하는 동시에 삼성전기(-1694억 원), SK스퀘어(-1384억 원), 한화오션(-513억 원) 등을 대거 처분했다. 이번 주에도 반도체 ‘투톱’ 매수, SK스퀘어 매도 기조를 유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이고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도 확대하면서 기계적으로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이달 들어 코스피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주식 비중 자체가 낮아져 추가 매도 필요성도 이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입장에서 현재 한국 주식 비중 타겟은 15~27% 안에 위치해 순매도 리밸런싱이 필요 없어졌다”며 “지수 급락 상황에서 연기금이 영위하는 매수세는 이론적으로 근거가 있고, 과거 코스피 저점 형성에 기여한 핵심 역할”이라고 짚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