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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찾는 상장사…단기 차입금 1분기 40조 급증 [시그널]

439조로 전분기보다 10% 늘어
3개월 만에 연간 증가분 웃돌아
금리 불확실성에 장기조달 위축
전문가 “재무 리스크 증가 우려”

  • 박정현 기자
  • 2026-07-24 15: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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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국내 상장 기업들의 단기 차입금이 올해 들어서만 40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이스라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차입금 증가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국내 상장사 2518곳의 단기 차입금은 439조 64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98조 9563억 원에서 1개 분기 만에 40조 6911억 원(10.2%) 증가했다. 1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만 단기 차입금 증가 결정 공시가 37건 있었으며 이는 지난해 1분기 28건 대비 9건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단기 차입금이 17조 5750억 원에서 19조 5463억 원으로 11.2%, SK하이닉스가 2조 3958억 원에서 2조 5223억 원으로 5.3% 늘어났다. 국내 주요 상장사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곳은 네이버로 지난해 말 1322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조 3262억 원으로 무려 17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년 동안 최소 20조 원에서 최대 60조 원 이상 늘어나는데 올해는 1개 분기 만에 단기 차입금 규모가 40조 원 넘게 늘었다. 실제 지난해에는 올 1분기보다 적은 27조 7790억 원 증가에 그쳤다. 2024년에는 한 해 동안 64조 139억 원 증가했다.

이처럼 올 들어 상장사들이 단기 차입금을 늘리는 것은 국제유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장단기 금리 차가 확대됐고 이에 단기 차입을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금리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고환율까지 덮치면서 기업들이 운전 자금을 보다 손쉽게 확보하기 위해 단기 차입을 늘리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업황이 부진한 기업의 경우 장기적인 자금 조달이 녹록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CJ CGV는 올해 2월과 3월 각각 단기 차입을 일으켰다. 당시 각각 500억 원, 4000억 원을 조달했으며 이는 모두 기존에 발행한 CP 상환을 위해 투입됐다.

전문가들은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 기업의 경우 단기 차입금 증가가 유동성 위기로도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단기 차입금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신호로 보기 어렵다”며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재무적으로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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