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이 공차 경영권을 약 9000억 원에 인수한다. 공차는 대만에서 설립된 브랜드로 현재 미국계 PEF 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다. 전체 2200여 개 매장의 40%가량이 한국에 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털은 TA어소시에이츠 등으로부터 공차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래규모는 6억 3500만 달러(약 8999억 원)로 알려졌다. TA어소시에이츠는 올해 중순 JP모건과 노스포인트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차 경영권 매각을 타진해왔다. 베인캐피털 측 인수 자문은 노무라증권이 맡았다. 양측은 오는 4분기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당초 매각 측은 약 2조 원에 공차를 매각하려 했다. 공차의 글로벌 본사인 공차글로벌이 지난해 거둔 매출은 2억 1700만 달러(3238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000만 달러(1045억 원)다. 매각 측 목표대로 거래가 이뤄지면 EBITDA 배수가 20배에 달하는데, 다수 식음료(F&B) 프랜차이즈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배수가 높아도 10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원매자 상당수가 이탈하면서 베인캐피털이 단독 협상을 이어갔고 인수가가 1조 원 아래로 내려왔다.
공차는 1996년 대만 가오슝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2010년대 들어서는 한국 자본이 성장을 주도했다. 국내 PEF 운용사 UCK파트너스는 2014년 공차의 국내 사업권을 340억 원에 인수했고 2017년에는 대만 본사 경영권까지 품었다. 시장에서는 공차가 이때를 기점으로 경영 시스템이 고도화·체계화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본다. UCK의 인수 직전인 2013년 126개였던 매장 수는 경영권을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한 2019년 1201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269억 원에서 2082억 원으로 급증했다.
UCK의 공차 인수·경영 사례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케이스스터디 교재에 실리기도 했다. UCK는 공차 인수 후 비용을 줄이거나 출점을 급격히 늘리는 등 단기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내실을 우선 다지는 전략을 택했다. 한동안 신규 출점을 멈춘 채 인사·마케팅·운영 체계를 정비했고 가맹점 서비스 수준을 높일 품질관리(QC)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체질 개선이 본격화된 후 대만 본사를 인수해 글로벌 전략을 짰고 일본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UCK는 2019년 공차 경영권을 약 3500억 원에 매각했다.
베인캐피털은 공차의 동북아 사업 안정성과 해외 확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차는 전 세계 약 2200개 매장 중 한국에서 900개, 일본에서 160개가량의 매장을 운영하고 미국·유럽 진출에도 성공했다. 공차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200개를 웃돌고 지난해에는 콜롬비아·에콰도르에 새로 진출해 남미에서도 저변을 넓히고 있다. 올 들어서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장성이 가파른 것으로 전해졌다. 공차 인수를 검토한 운용사 다수는 일본 사무소를 중심으로 실사를 진행했다.
베인캐피털은 지난해 일본에서 진행된 버거킹재팬 인수전에도 참전했다. 당시 골드만삭스 대체투자사업부와 막판까지 경쟁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기존 대주주였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7500억 원에 매각했다. 일본은 국내보다 프랜차이즈 규모가 커 M&A 거래 때 EBITDA 배수가 통상 높게 매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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