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달 들어 국내 반도체 관련 종목을 6조 원 가까이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중 저점 부근까지 떨어졌다. 반면 바이오와 방산, 자동차 관련 종목은 사들이면서 인공지능(AI)·반도체 경기의 지속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7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5개 종목(우선주 제외)은 SK하이닉스·삼성전자·삼성전기(009150)·대덕전자(353200)·한미반도체(042700)로 집계됐다. 반도체·전자부품 관련 5개 종목의 순매도액은 5조 9183억 원에 달했다. 반면 순매수 종목에는 삼성물산(028260)·셀트리온(06827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기아(000270)가 이름을 올렸다. 회수한 자금 일부가 바이오·방산·자동차 종목에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내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도 연중 저점 부근에 머물러 있다. 이달 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50.84%로 지난달 49.77%까지 내린 뒤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도 46.63% 수준으로 연초 고점(52.40%) 대비 5.77%포인트나 낮아졌다.
증권가에서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반도체 차익 실현 압력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고점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충분히 이익을 실현한 시장에는 굳이 공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강세로 환율 부담이 완화된 점은 외국인 수급 반전의 변수로 거론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매도 강도가 정점을 통과한 만큼 반도체주 가격 조정과 맞물려 수급 움직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가와 지분율이 낮아진 만큼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