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5년 만기 채권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일반 채권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코코본드가 대체 투자처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금융지주들의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 따른 자본 확충 필요성도 커지고 있어 관련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6일 진행한 코코본드 수요예측에서 2700억 원 모집에 총 5840억 원의 주문을 받으며 경쟁률 2.2 대 1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종 발행 규모를 4000억 원으로 증액했다. 발행 예정일은 이달 13일로 5년 뒤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영구채 형태다.
발행 금리를 낮추는데 성공하며 개선된 투자 수요를 보여줬다. 우리금융지주는 희망 금리 밴드(범위) 상단을 연 4.9%로 제시했지만 최종 발행금리는 이보다 0.11%포인트 낮은 연 4.79%로 결정됐다. 올해 5월 금융지주 코코본드 수요예측 당시 최종금리가 희망 금리 밴드 상단에서 결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모집 금액 대비 유효 주문의 경우 iM금융지주 2.1배, 신한금융지주 2.0배, KB금융지주 1.1배, 하나금융지주 1.4배를 기록하면서 우리금융지주가 연간 최고치를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금융지주의 코코본드 발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등 자산이 늘어나면서 RWA가 증가해 자본 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기존에 발행한 코코본드의 차환 수요 역시 신규 발행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최근 장기 크레딧물의 발행이 감소한 점도 코코본드의 상대적 매력을 높이고 있다. 코코본드는 일반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면서 금융지주의 자본으로 인정되는 대신 일정 조건이 발생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원금이 상각될 수 있다. 이 같은 위험 때문에 동일 신용등급의 일반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5년 만기 크레딧물 공급이 부족해지자 높은 이자수익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코본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코본드 특유의 위험이 실제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요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이 이자지급 중단이나 원금 상각 발생 기준을 상당 폭 웃돌고 있어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 증가에 따른 자본 확충과 차환 수요를 고려하면 금융지주의 코코본드 공급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자 지급 정지와 상각, 첫 번째 콜옵션 미행사 등 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금융지주 코코본드의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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