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주 쏠림에서 벗어나 이달 들어 다른 종목으로 온기가 확산하고 있다. 시가총액과 관계없이 구성 종목에 동일한 비중을 두는 동일가중지수가 일반 시가총액가중지수의 수익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코스피가 6200~6500선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주보다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3.78%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범위를 좁힐수록 낙폭은 더 컸다. 코스피200(-5.67%), 코스피100(-6.15%)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주도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하면서 대형주 중심 지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일가중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피200 동일가중지수는 8.11% 올랐고, 코스피100 동일가중지수 역시 6.33% 상승했다. 동일가중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종목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일반 지수와 달리 모든 구성 종목에 같은 비중을 부여한다. 동일가중지수의 상대적 강세는 일부 초대형주에 집중됐던 시장의 상승 동력이 보다 다양한 종목으로 퍼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연초 이후 나타났던 양상과 정반대다.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코스피는 56.51%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일가중지수는 코스피100(22.03%), 코스피200(12.29%) 등 모두 코스피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시총 최상위 종목의 급등이 코스피를 끌어올렸지만 상승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실제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12만 8500원에서 26만 2500원으로 104.2% 올랐고, SK하이닉스는 67만 7000원에서 171만 8000원으로 153.7% 상승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이달 들어서다. 코스피가 6200~6500선을 오가며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사이 기존 주도주를 대신할 종목을 찾는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9.06% 하락했고, 삼성전자는 23만 9500원으로 월초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반도체의 상승세가 주춤한 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업종별 지수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뚜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KRX 반도체지수는 86.82% 급등해 정보기술(101.10%)에 이어 17개 업종지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KRX 업종지수 17개 가운데 15개가 상승한 반면 반도체는 4.09% 하락해 전체 17개 업종 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대로 KRX 헬스케어는 20.89%, 건설은 19.36% 상승했고 에너지화학(15.03%)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기적인 낙폭 과대주 반등에 그칠지, 대형주 중심의 쏠림을 완화하는 본격적인 순환매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주도력이 약화되며 알파가 지수에서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소수 종목에 쏠렸던 자금이 개별 종목으로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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