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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블랙 먼데이의 교훈

■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장

  • 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장
  • 2026-08-11 18: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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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장
강성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장

올해 7월 한국 주식시장은 역사상 유례없는 변동성을 겪었다. 사이드카 27회, 서킷브레이커 6회가 발동됐다. 두 제도는 현·선물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계기는 모두 1987년 10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발생한 ‘블랙 먼데이(Black Monday)’였다. 당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일정비율 포트폴리오 보험(CPPI)’ 전략이다. CPPI는 원금 보존을 추구하면서도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 비중을 늘리고, 하락하면 줄이는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보험 전략이다. 시장이 급락하자 동일한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하락을 더욱 키웠다.

올해 7월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블랙 먼데이 당시 CPPI의 역할을 국내에서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버스 ETF가 수행한 셈이다. 이들 상품은 모두 추세 추종형 성격을 지니고 있어 규모가 과도하게 커질 경우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추세 추종형 매매’를 유발하는 제도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담보대출이다. 주가가 하락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증권사는 목표 담보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한 후 대출을 상환하게된다. 기관투자자의 손절매(Loss-Cut) 제도도 마찬가지다. 특히 단기 변동성 관리에 민감한 헤지펀드는 엄격한 위험관리 규칙에 따라 손절매 제도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도리어 하락장에서 매물을 터뜨려 주가 하락을 증폭시킬 수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위험등급 산정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행 제도는 3년 이상 운용된 펀드의 위험등급을 위험자산 비중이 아닌 최대손실금액(VaR)과 같은 사후적 위험지표로 평가한다. 사후적 위험지표를 사용할 경우 시장이 좋을 때는 위험을 낮게 평가하고, 반대로 하락기에는 위험등급이 급격히 높아져 주식 매도를 유도하는 등 추세 추종형 매매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추세 추종형 매매의 규모가 커지는 경우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일까. 답은 장기자산배분형 상품의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타깃데이트펀드(TDF)나 혼합형 펀드와 같은 장기자산배분형 상품은 위험자산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특성상 ‘역추세형’ 성격을 갖는다. 가격이 급락할 때 오히려 비중을 늘리는 구조여서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선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장기자산배분형 펀드 시장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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