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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내리고 걸레질하고…‘일상 속 로봇’ 시대 연다 [스케일업 리포트]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
음료 60여 종 만드는 ‘바리스브루’
전국 45곳 배치…누적 100만잔 돌파
양팔 달린 범용로봇 ‘듀스’도 선봬
제자리 360도 돌며 다양한 서비스
현장 데이터 쌓아 자율행동 고도화
2028년 상반기 코스닥 입성 목표

  • 김태호 기자
  • 2026-08-26 18: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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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라운지X에서 양팔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 ‘듀스’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라운지X에서 양팔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 ‘듀스’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서울 성수동의 한 24시간 운영 카페엔 바리스타가 없다. 대신 너비 3.2m 주방과 일체화된 카페 로봇 ‘바리스브루’가 손님을 받는다. 고객이 바리스브루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키오스크로 음료를 주문하면 커피머신에서 원두 분쇄, 탬핑, 에스프레소 추출과 음료 제조까지 이뤄진다. 음료가 만들어지면 6축로봇이 컵을 잡은 뒤 매대 위 빈공간을 찾아 음료를 내려놓고 고객을 호출한다.

주방 밖에선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이 매장을 관리한다. 하얀색 T자형 상체에 바퀴를 단 높이 155㎝의 로봇 ‘듀스’다. 듀스는 양팔에 달린 세 손가락으로 매장 안 냉장고에 병음료와 샌드위치를 집어 채워놓거나 행주를 들어 식탁을 닦는다. 로봇 바리스타와 로봇 아르바이트생을 만날 수 있는 이 카페는 ‘라운지X’. 2022년 설립한 스타트업 엑스와이지(XYZ)의 로봇 사업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이기도 하다.

26일 성수동 라운지X에서 만난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는 “많은 국내외 스타트업들이 산업 현장용 로봇 개발을 내세우지만 엑스와이지는 다른 전략을 추구한다”며 “우리는 일반 소비자를 접하는 곳에 로봇을 설치해 로봇의 활용도를 늘리고 동시에 데이터까지 수집한다”고 강조했다.

엑스와이지의 카페 로봇 ‘바리스브루’. 사진 제공=엑스와이지
엑스와이지의 카페 로봇 ‘바리스브루’. 사진 제공=엑스와이지

황 대표의 말처럼 엑스와이지는 개인 소비자와 쉽게 만날 수 있는 식음료(F&B) 로봇을 첫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다. 대표 제품은 2024년 2월 출시된 카페 로봇 바리스브루. 현재 바리스브루는 전국 라운지X 매장을 비롯해 서울시청, 현대자동차 사내 카페 등에 45대가 설치돼 있다. 60여 종의 음료를 제조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바리스브루가 만든 음료를 세면 100만 잔이 넘는다.

언뜻 기능만 보면 바리스브루는 입력한 주문대로 음료를 내놓는 자판기와 같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다른 커피 로봇은 룰베이스 방식으로 작동하기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른 작업만 수행한다”면서 “바리스브루는 ‘브레인X’라고 이름 붙인 엑스와이지의 로봇 지능 프레임워크가 탑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프레임워크 덕에 바리스브루는 기계 내 컵 끼임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경우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고객의 말을 듣고 의도를 파악해 적절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한다.

올해 4분기 브레인X를 업데이트하면 바리스브루는 바리스타에서 카페 매니저까지 겸하게 된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새로 심어지며 바리스브루는 매장 내 재고 관리, 가격 책정, 매대 청소 등 다양한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의 기계를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원 하드웨어 멀티 소프트웨어’ 전략이다. 황 대표는 “원 하드웨어 멀티 소프트웨어는 엑스와이지 로봇 사업의 기본 철학”이라고 밝혔다. 이어 “2년 전 바리스브루를 처음 출시했을 때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엔비디아의 현장 배포(에지) AI 칩인 ‘젯슨 토르’를 탑재했다”며 “앞으로도 브레인X 업데이트에 따라 바리스브루의 지능은 점차 증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황 대표는 바리스브루가 내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바리스브루의 본질은 음료를 만드는 것”이라며 “로봇이 내린 커피라고 절대 맛이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로봇을 투입해 아낀 인건비만큼 질 좋은 원두를 사용해 맛을 보장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엑스와이지에 따르면 서울 내 라운지X 10개 매장의 온라인 리뷰를 분석한 결과 7개 매장에서 긍정 평가 비율이 90%를 웃돌았다.

엑스와이지의 카페 로봇 바리스브루가 설치된 라운지X 온라인 리뷰. 사진 제공=엑스와이지
엑스와이지의 카페 로봇 바리스브루가 설치된 라운지X 온라인 리뷰. 사진 제공=엑스와이지

바리스브루로 이름을 알린 엑스와이지는 지난달 신제품 듀스를 공개했다. 양팔에 바퀴를 단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 듀스는 카페뿐만 아니라 식당, 마트, 사무실, 가정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제품으로 개발됐다. 현재 라운지X 성수점에서 볼 수 있는 듀스의 자유도(관절)는 32이며 구동부에 4개 스워브 드라이브를 설치해 로봇의 방향을 움직이지 않고도 360도 전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황 대표는 “듀스는 일반 소비자가 귀여운 가전제품으로 듀스를 인식하고 구매하고 싶게끔 외형을 디자인했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우리의 일상에 적용되는 휴머노이드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엑스와이지가 듀스를 개발하며 특히 공들인 분야는 힘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가정에서 돌아다니며 사람과 상호작용할 로봇인 만큼 우격다짐식으로 강한 힘만 휘둘렀다가는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엑스와이지는 손가락 압력 인식과 더불어 순응 제어(임피던스 제어) 기술을 내장했다. 듀스가 물체를 잡거나 주변 환경과 접촉할 때 모터에 가해지는 부하를 정밀하게 감지하고 그에 맞춰 모터 출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듀스가 카페에서 빵 봉지를 집어 들면서 그 안에 든 부드러운 빵을 찌그러뜨리지 않았던 이유다. 현재 듀스는 원격 조작을 통해 다양한 현장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엑스와이지는 향후 브레인X 기반의 지능형 로봇 모델을 탑재해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로봇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연구 및 교육 용도의 판로 개척도 진행 중이다. 엑스와이지는 듀스 정식 출시 전에 10대가량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판매 대상은 교육 및 연구기관들이다. 또 엑스와이지는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엑스와이지 아카데미’를 통해 듀스와 피지컬 AI 개발자를 위한 교육 콘텐츠를 함께 묶어 판매하는 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듀스는 엔비디아의 공식 교육 프로그램인 딥러닝인스티튜트(DLI)에 교구로 활용된다.

엑스와이지의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 듀스가 서울 성수동 라운지X 매장에서 물품을 집고 있다. 사진 제공=엑스와이지
엑스와이지의 세미 휴머노이드 로봇 듀스가 서울 성수동 라운지X 매장에서 물품을 집고 있다. 사진 제공=엑스와이지

엑스와이지가 로봇 설계만큼 공들이는 사업 부문을 꼽자면 데이터 수집과 브레인X 개량이다. 특히 듀스가 라운지X 매장에 확대 도입될 때를 대비해 사람의 카페 매장 내 손동작 데이터를 모으는 중이다. 서울 5개 라운지X 매장에서 점원들이 데이터 수집용 특수 장갑을 끼고 매일 1시간씩 청소, 창고 정리, 베이킹 등을 수행하는 식이다. 데이터 1차 가공이 완료되면 전 매장에서 하루에 3000에피소드가량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엑스와이지는 이 데이터 수집용 장갑 ‘글러브X’도 직접 개발했다.

이렇게 수집한 손동작 데이터는 소매 매장과 가정에 특화된 로봇 모델을 만드는 자원이 된다. 황 대표는 “엑스와이지는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자체적으로 모두 설계하는 기업은 아니다”면서도 “대신 다양한 모델을 미세조정(파인튜닝)하며 특정 업무에서 상용화할 성능이 나오도록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예로 엑스와이지의 브레인X는 빨래를 개는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에서 엔비디아의 RFM ‘아이작 그루트’ 최신 모델 대비 60% 빠른 성능을 기록했다.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엑스와이지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가 26일 서울 성동구 엑스와이지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황 대표는 “엑스와이지의 로봇 지능 프레임워크 브레인X는 룰베이스와 모델 기반, 두 방식을 적절히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며 “모델 크기가 너무 크면 에지 AI 칩에서 구동할 수 없으니 모델 크기를 경량화하는 작업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중국 로봇 개발 기업 갤럭시아 등과 브레인X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부터 브레인X로 별도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엑스와이지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회사는 상장 전(프리 IPO) 투자 유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2028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는 게 엑스와이지의 장기 목표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황 대표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일상 속 로봇을 생각할 때 엑스와이지의 제품을 가장 먼저 떠올리도록 매력적인 제품을 만드는 로봇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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