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오너 일가 세무조사라는 변수를 만나 갑작스럽게 틀어졌다. 문제는 소노인터가 그동안 항공 자회사인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에 대한 재무 지원을 책임지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고유가 여파로 항공사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상장이 더 밀리면, 소노인터는 자체 현금으로 자회사 지원과 당장 돌아오는 빚 상환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번 주 예정됐던 상장위원회를 연기했다. 당초 상장위가 소노인터의 상장 심사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세청 조사4국이 서준혁 소노트리니티그룹 회장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자, 거래소는 주관사단에 다음 달 초까지 심사를 미루겠다고 통보했다. 검증할 내용이 늘어날 경우 심사는 1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될 수 있다.
이번 IPO는 소노인터의 자금 압박을 풀어줄 핵심 카드였다. 올해 6월 26일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만큼, 일정대로라면 연내 상장이 가능한 일정이었다. 소노인터가 상장을 통해 모을 예정이었던 공모 자금은 약 7000억 원으로, 그동안 항공 자회사에 투입했던 자금 상당 부분을 메꿀 수 있는 규모다. 소노인터는 티웨이홀딩스 인수에 약 2500억 원, 트리니티항공(091810)에 44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거래소는 국세청이 문제 삼은 항목이 내부통제 시스템과 직접 연결돼 있다고 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거래소는 내부통제 미비를 이유로 회사에 추가 개선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세무조사가 장기화될수록 증시 입성 시점도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다음 달초 상장위에서 승인을 받는다 해도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하기엔 촉박한 일정이다.
소노인터는 IPO를 추진하면서 트리니티항공의 재무 개선에 힘써왔다. 지난해 트리니티항공 자본잠식을 먼저 해소하고자 상장을 미룬 바 있다. 올 6월 예심 청구 직후 트리니티항공에 1900억 원을 투입한 것도 재무 이슈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읽힌다.
트리니티항공은 모회사 수혈이 없었다면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었다.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말 자본총계 905억 원인데 1900억 원 유입을 빼면 대규모 마이너스가 발생할 상황이었다. 올 1분기 영업 흑자를 냈지만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2분기에만 영업손실 약 1820억 원이 발생했다. 고유가가 유지된다면 다음 자금 지원 시점도 멀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노인터의 본업은 탄탄하지만 재무 여건은 여유롭지 않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034억 원으로 리조트 본업의 현금창출력은 견조했다. 하지만 항공사 인수와 리조트 투자에 1조 277억 원을 썼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1조 6395억 원이고 보유 현금은 2909억 원이었다. 단기차입금은 4803억 원에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차입금과 사채까지 더하면 연내 갚아야 할 자금은 약 8600억 원으로 나타났다. 한때 1500원을 넘겼던 환율이 현재 1300원대로 떨어졌다는 점은 트리니티항공 재무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중동정세 긴장이 해소되지 않아 유가가 고공행진 중이라는 점은 여전한 불안요소다.
IB 업계 관계자는 “소노인터가 IPO를 성공시키려면 자회사인 트리니티항공의 재무 건전성이 유지돼야 한다”며 “앞으로 더 지출할 자금 규모를 고려하면 상장을 오래 끌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노인터 측은 “현재 상장예비심사는 계속 추진 중으로 IPO 추진 방향에 변함은 없다”며 “IPO 공모자금은 트리니티항공 지원에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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