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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中 반도체, 다운턴 때 투자 늘리면 추격 가속…韓 안심 못해”

‘KB금융 코리아 컨퍼런스’서 경고
中, 메모리 가격 상승에 현금여력 확대
韓, 호황 과실 쏠림·낙수효과 과제
유가·재정·美선거가 통화정책 변수

  • 변수연 기자
  • 2026-09-09 18: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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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오른쪽) 전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코리아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시대의 한국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을 주제로 블룸버그 기자와 대담하고 있다.  KB증권
이창용(오른쪽) 전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코리아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시대의 한국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을 주제로 블룸버그 기자와 대담하고 있다. KB증권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한국 경제의 큰 기회로 평가하면서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 가능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 등으로 중국 업체들의 현금 여력이 커진 만큼 향후 다운턴 국면에서 공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설 경우 한국 업체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 전 총재는 9일 ‘KB금융그룹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저주인지 혜택인지를 묻는 질문에 “5~10년간 이어진다면 정말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을 경계했다.

특히 그는 중국 업체들이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향후 반도체 업황이 꺾이는 다운턴 국면에서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할 경우 한국 업체를 따라잡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재 반도체 호황을 한국 기업의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중국 업체들이 ASML의 첨단 노광 장비 등을 확보하는 데 제약을 받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향후 지정학적 상황이 변하거나 중국이 관련 장비를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이 같은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는 점도 과제로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혜택이 반도체에만 집중된다면 일자리 창출이 많지 않고 두 회사에 집중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과 기업 이익 증가가 고용과 내수 등 경제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거시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 전 총재는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과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자본 투자가 글로벌 자금 시장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한국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는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과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 미국 11월 중간선거를 꼽았다. 미국 선거 결과가 통상·투자 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에 미칠 영향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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