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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수소 이어 핵융합까지…모빌리티 넘어 에너지 패권 노린다 [biz-플러스]

자율주행·SDV 시대, 전력 확보 중요성↑
美 커먼웰스 투자해 핵융합 개발 협력
수소 수장에 연료전지 아닌 에너지 전문가
수소 생태계 구축해 사업화 역량도 높여
“향후 10년이 수소 산업 규모화 좌우”

  • 심기문 기자
  • 2026-09-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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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에 이어 핵융합 에너지 분야에도 투자하며 모빌리티를 넘어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의 시대가 오자 차량이 데이터 생성과 처리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확보가 중요 경쟁력으로 떠오른 데 따른 행보다.

특히 수소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난 다음에는 현대차(005380)가 넥쏘를 통해 선두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을 관통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핵융합도 미래 에너지로 낙점…“다양한 기회 모색”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핵융합 기업인 커먼웰스퓨전시스템(CFS)에 투자를집행했다. CFS는 최근 10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절차를 밟았다. 현대차그룹의 투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2018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분사한 CFS는 고온 초전도 자석을 활용해 소형화된 핵융합 설비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핵융합 실증 장치인 스파크(SPARC)를 개발 중이며 향후 아크(ARC)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해 2030년대 초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 사는 한국 내 핵융합 발전 시설 구축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CFS는 한국이 주요 신기술 육성을 위한 ‘7대 SEED 프로그램’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핵융합을 포함하고 있어 현대차그룹과 협력이 핵융합 발전소 상용화를 위한 기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핵융합 발전은 중수소·삼중수소 등 수소의 동위원소를 융합해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하면서도 탄소 배출과 방사성 폐기물 발생 부담이 적은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원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 포함돼 있어 지구상에 매우 풍부한 연료 자원으로 꼽힌다.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날씨나 시간대에 따른 발전량 변동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정호근 현대차그룹 미래전략본부장 부사장은 “핵융합 에너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증가하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잠재력이 있다”며 “핵융합 산업 발전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산업·엔지니어링·인프라 역량이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모빌리티용 수소 넘어 에너지 인프라 구축 역량 선점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수원하이테크센터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수원하이테크센터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차그룹의 핵융합 발전 기업 투자는 에너지 원천 기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데, 단순히 모빌리티 연료에 쓰이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각종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인사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영국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 출신의 홍은희 부사장을 HMG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그가 2023년부터 bp의 글로벌 수소사업 발굴 조직을 이끌었다는 점이 선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업계는 모빌리티 연료전지 기술자보다 넓은 패러다임의 에너지 전문가에게 수소사업의 지휘권을 준 것을 두고 단순히 기술개발뿐 아니라 투자와 공급망 구축,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려는 인사로 해석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연일 수소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10일 수소위원회가 개최한 ‘글로벌 수소 컴퍼스 2026’에 참가해 글로벌 수소 산업의 규모화를 위해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 이행과 산업계의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부회장은 글로벌 수소 분야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장 부회장은 “각국이 자국의 상황에 맞는 수소 솔루션을 도입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곳에서는 경쟁력 있는 수소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향후 10년이 수소 산업의 본격적인 규모화를 좌우할 시기인 만큼 수요 창출을 뒷받침하는 명확한 정책 신호와 지속 가능한 제도 환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수소 산업이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생산·수요·인프라·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 단위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의 투자와 규모화 노력을 정책이 뒷받침할 때 규모의 경제와 신규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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