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구미현 전 아워홈 회장이 코스닥에 상장된 의류 제조사 ‘씨싸이트(109670)’를 504억 원에 인수한다. 코스닥 상장사 본느(226340)에 이어 패션 분야 업체까지 확보하는 행보다. 연관 기업을 사들이며 K뷰티·패션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싸이트 최대주주인 TS인베스트먼트와 김상기 전 씨싸이트 대표는 보유 지분 74.94%를 구 전 회장 외 5인에게 주당 1만 1522원, 총 504억 원에 넘기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50억 원은 이미 납입됐고 잔금 454억 원은 임시 주주총회 전날 지급될 계획이다. 추후 열릴 임시 주총에서 인수 측이 지명한 이사와 감사위원이 선임되면 경영권이 구 전 회장 측으로 넘어가는 수순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구 전 회장은 회사 지분 29.74%를, 장남 이석주 씨가 14.87%를 확보하고 나머지 30.32%는 글로벌케이패션투자 1·2호, 글로벌케이뷰티투자 1·2호 등 조합 네 곳이 각각 7.58%씩 나눠 가진다.
1999년 설립된 씨싸이트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셔츠·니트·조끼 등 의류를 공급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다. 연결 기준 지난해 말 매출은 1697억 원, 영업이익은 약 2억 원이다. 올 상반기 매출은 791억 원, 영업이익은 1억 원 수준이다. 코스닥에는 2023년 상장됐다.
구 전 회장은 지난해 아워홈 지분 약 19%를 한화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넘기며 3000억 원에 가까운 매각 대금을 손에 쥔 것으로 추산된다. 거액의 매각 대금을 손에 쥔 구 전 회장은 국내 뷰티·패션 기업을 사들여 독자적인 ‘K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말 140억 원 규모 본계약을 체결한 후 최근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본느의 경우 색조 브랜드 ‘터치인솔’을 앞세워 30여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씨싸이트 역시 북미 유명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며 해외시장에 이미 진출한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구 전 회장이 패션 사업 확장을 위해 씨싸이트를 인수한 것으로 안다”며 “경영권 매입에 동원한 조합 이름부터 K패션·뷰티를 내걸 만큼 추후 중점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적이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피인수 전 300억 원 중반대에 그쳤던 씨싸이트의 시가총액은 75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수 계약 시점(23일)보다 하루 이른 22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23일 12.88% 상승했고 이날도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범LG 오너가 새 대주주로 들어서자 시장에서는 이를 호재로 받아들인 셈이다. 다만 계약 체결보다 먼저 주가가 급등한 만큼 사전에 거래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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