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뛰면서 주요 공제회가 회원들에게 돌려주는 이자인 지급률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더 높은 수익을 좇아 회원 예탁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올 하반기 이후 시장 조정으로 국내 주식 투자 여건이 악화돼 공제회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는 올해 10월 1일부터 퇴직급여에 적용되는 회원 금리를 5.0%에서 5.3%로 인상한다. 경찰공제회가 퇴직급여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건 2024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에 앞서 8월부터는 예탁성 상품인 목돈수탁저축(만기지급식)의 회원 금리도 3.80%에서 4.30%로 올렸다.
올해 7월에는 한국교직원공제회·군인공제회·대한소방공제회가 지급률을 일제히 인상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장기저축급여 회원 금리를 4.70%에서 5.0%로, 목돈급여는 3.50%에서 3.80%로 상향 조정했다. 군인공제회는 목돈수탁저축의 금리를 2년 만기 기준 4.20%에서 4.60%로 올렸다. 소방공제회는 목돈수탁급여금 금리를 지난해 말 인상한 데 이어 약 7개월 만에 또 상향 조정했다. 3년 만기 상품의 지급률은 5.23%에 달했다. 이 밖에 대한지방행정공제회도 5월부터 퇴직급여 및 목돈예탁급여의 회원 금리를 최고 5.03%까지 높였다.
주요 공제회가 회원 금리 인상에 나선 가장 큰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이 꼽힌다. 지급률은 대의원들이 주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등을 반영해 결정하는데,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0%로 두 차례 인상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원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만약 예탁성 상품 신규 가입률이 떨어지고 만기 자금의 재예치율이 하락하면 공제회는 신규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유동성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A 공제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증시 호황에 예탁성 자금 유입이 크게 줄었다”며 “하반기 들어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는 높은 이자율을 내세우는 은행으로의 회원 이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월 말 1005조 2319억 원으로 역대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방은행에서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4% 이상인 상품도 등장했다.
문제는 공제회가 돈을 벌어들이는 투자의 한 축인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회원 금리 상승에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수입은 적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공제회는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주식, 채권 등에 자금을 나눠서 투자한다. 주식의 경우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20%다. 증시 호황에 지난해 주요 공제회는 주식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소방공제회의 수익률은 2024년 12.5%에서 지난해 42.0%로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교직원공제회도 15.5%에서 38.0%로 올랐다. 이에 교직원공제회는 주식 비중을 지난해 17.7%에서 올해 18%로 늘렸고, 경찰공제회는 주식 비중 한도 자체를 15%까지 확대한 바 있다. 상반기에는 대다수 공제회가 주식 투자 비중 한도를 초과해 리밸런싱에 골머리를 앓았으나, 이제는 회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지난해 수준으로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제회는 올 하반기부터 대체투자와 채권 투자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B 공제회 관계자는 “대체투자 중에서도 유동성이 좋은 부동산 투자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채권 투자비중도 올 하반기부터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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